마음이 산란해
가끔은 셋방살이의 서러움에 대해 생각합니다.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갑자기 집세를 올려달라고 요구하고, 어렵던 가게를 얻어 최선을 다하여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 놓으니까 이제 그만 비워달라고 하면 기운이 빠집니다. 삶의 터전을 잡으려 애쓰는 곳에서 이러저러한 이유로 밀려나게 될 때 어떻게 일구어 놓은 터전인데 이렇게 힘없이 물러나야 하나 하는 아픔을 겪는 사람도 있습니다. 힘없는 사람들을 도와주기는커녕 오히려 이용하는 사람들을 보면 마음이 산란해 집니다.
예수님께서는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하느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 내 아버지의 집에는 거처할 곳이 많다.”(요한14,1)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제자들에게 당신이 떠난다고 해서 마음 흔들리지 마라는 말씀을 하신 것입니다. ‘내가 떠나는 것은 너희가 머물 곳을 아버지 집에 마련하러 가는 일시적인 것이니 슬퍼하지 말라’는 당부이십니다. 그러나 그런 보증을 받기 위해서는 믿음의 행위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하느님을 믿고 나를 믿어라.”고 하셨습니다. 아무리 좋은 것을 준다 해도 믿음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마음의 산란함 속에 살수 밖에 없습니다. 본당이나 가정이나 직장에 있어서도 서로의 믿음에 바탕을 두지 않으면 인간적인 이득을 따지게 되고 결국은 사랑을 잃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요한14,6) 고 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께 다다르는 수단이십니다. 아버지와 만남을 이루는 방법은 예수님을 통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분은 우리의 중개자이십니다.
또한 예수님께서는 진리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버지 하느님과 온전히 하나가 되셔서 아버지 안에 살고 아버지께서 그 안에 사십니다. 그래서 누군가 예수님을 알면 아버지도 아는 것이고, 예수님을 보는 사람은 아버지도 보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버지를 알려주는 계시자로서 진리이십니다. ‘아버지의 말씀이 곧 진리’(요한17,17)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 말씀이 사람이 되어 우리 가운데 오신 분이십니다. (요한1,14) 그러므로 예수님께서는 진리이십니다.
그리고 생명이십니다. 인간을 위한 하느님의 사랑과 생명을 완전한 방법으로 드러내고 세상에 구원을 알립니다. 당신의 생명을 우리에게 내어 주셔서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십니다. 그분은 우리를 구원하시는 구원자로서 생명이십니다. 길이신 주님을 믿고 따르면 결국은 진리를 만나고, 생명을 얻습니다.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분께 대한 흔들림 없는 믿음으로 산란한 마음을 다스려야 하겠습니다. 세상의 어둠이 깊을수록 주님의 빛이 더욱 필요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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