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어느 고을 수령은 피리 소리를 좋아했습니다. 연주에 능한 악사들을 모아 먹을 것과 집을 제공하며 극진히 대했습니다. 그런데 피리를 불어 본 적도 없는 사람이 관리를 속이고 악사 그룹에 들어갔습니다. 합주 때면 피리 부는 흉내만 냈습니다. 하지만 모양새는 끝내주었습니다. 고개를 흔들고 머리를 끄덕이며 어떤 악사보다 진지했습니다. 몇 년을 그렇게 감쪽같이 속이며 보너스까지 챙겼습니다.
그런데 수령이 죽자 아들이 뒤를 이었습니다. 그는 합주보다 ‘독주’를 좋아한다고 선포했습니다. 소식을 듣자 ‘가짜 연주자’는 하루 종일 끙끙 앓았습니다. 그러더니 밤중에 소리 없이 사라졌습니다. 엉터리가 탄로 나면 끝장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참포도 나무요 나의 아버지는 농부이시다. 나에게 붙어 있으면서 열매를 맺지 않는 가지는 아버지께서 다 쳐 내신다.” 신앙생활에서 결실을 맺도록 노력하라는 말씀입니다. 어정쩡하게 흉내만 낸다면 결국은 돌아서게 된다는 암시입니다.
진정한 신앙인은 기도하는 사람입니다. 선행을 베푸는 사람입니다. 성사 생활에 힘쓰려 애쓰는 사람입니다. 믿음의 뿌리는 언제라도 은총이기 때문입니다. 은총과 연결되어 있으면 신앙생활은 튼튼해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은총에 닿아 있지 않기에 흉내만 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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