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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
이미경
작성일
2012-05-11
조회수
951
추천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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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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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2년 5월 11일 부활 제5주간 금요일
"This is my commandment:
love one another as I love you.
(Jn.15,12)
제1독서 사도행전 15,22-31
복음 요한 15,12-17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는 형제님이 있었습니다. 이 형제님께서는 이른 새벽부터 악취와 먼지를 뒤집어쓴 채 쓰레기통을 치우고 거리를 청소하는 일을 평생도록 해오셨지요. 누가 보더라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또한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직업도 아니고, 그렇다고 월급이 많은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정말로 신기하는 것은 형제님의 표정이 늘 밝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렇게 밝은 표정을 짓는 형제님 모습을 궁금하게 여겼던 후배 환경미화원이 조심스럽게 이유를 물었습니다.
“힘들지 않으세요? 저 역시 이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항상 그런 행복한 표정을 지으실 수 있는 거죠? 저는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자 이 형제님께서는 웃으며 이러한 대답을 하셨습니다.
“나는 지금 지구의 한 모퉁이를 청소하고 있다네!”
이 형제님께서 행복한 표정을 지을 수 있었던 이유는 자신의 일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즉, 단순이 돈벌이의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지구를 청소하고 있다는 커다란 의미를 부여함으로서 보람을 가질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보람을 통해 행복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우리들은 자신의 일을 낮게 평가하곤 합니다. 특히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면서 스스로 하는 모든 일이 의미 없고 형편없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창조를 받아 이 땅에 태어난 우리 각자의 일들은 절대로 의미 없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스스로를 끊임없이 평가 절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하느님의 일보다는 이 세상의 일을 하려다보니 곁에 계시는 하느님을 느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일을 할 때에는 비교할 수밖에 없지만, 하느님의 일은 있는 그대로 우리에게 큰 의미를 가져다줍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곁에 계신 하느님을 기억하면서 이 세상의 일을 하면서도 하느님과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기억하고 하느님과 함께 하는 것은 사랑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라고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사랑만이 하느님을 기억할 수 있는 수단이며, 하느님과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나의 일에 사랑의 의미를 부여해보십시오. 분명히 커다란 의미와 깊은 뜻이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진정한 행복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사랑은 학자보다 월등히 훌륭한 인생 교사다(아낙산드리데스).
자기 주인에게만 충성하는 '천둥이'. 사진찍기도 힘들었어요.
자폐견 천둥이
지금 제가 있는 교구청 사제관 옆에는 어떤 신부님께서 본당에 있을 때부터 키웠던 ‘천둥’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개 한 마리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천둥’이는 보통의 다른 개와는 좀 다릅니다. 우선 잘 짓지도 않고, 사람들을 따르지 않습니다. 심지어 쓰다듬으려고 다가서면 저 멀리로 도망갑니다. 쫓아가서 쓰다듬으려고 하면 경계를 하며 짓기까지 하니 도저히 만져볼 수도 없습니다. 평소에 혼자 있으니 사람들이 다가오면 좋아해야 할 것 같은데, 이 강아지의 모습을 보면 오히려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른 개와 다른 이 모습에 저희 교구청 신부들은 ‘자폐견’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지요.
하지만 이 ‘천둥’이가 좋아하는 유일한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자신을 전에부터 키우고 보살폈던 주인인 신부님이지요. 아침 식사 때에는 자기 주인이 왔나 하면서 창문을 통해 식당 안을 계속 바라봅니다. 그리고 주인이 나타나면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릅니다. 평소에는 쉽게 볼 수 없는 광경이지요.
이렇게 주인만을 따르다보니 다른 신부님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천둥’이의 주인인 신부님은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겠지요.
문득 우리들은 주님께 얼마나 충성을 하고 있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악을 미워하고 선을 행하면서 주님의 뜻에 맞게 살아야 하는데, 이것저것 타협하면서 주님의 뜻과 멀어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세상일에 더 관심을 가지면서 정작 주님께 충성하지 못했던 내 자신을 반성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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