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증언
그때에 20베드로가 돌아서서 보니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는 제자가 따라오고 있었다. 그 제자는 만찬 때에 예수님 가슴에 기대어 앉아 있다가, “주님, 주님을 팔아넘길 자가 누구입니까?” 하고 물었던 사람이다. 21그 제자를 본 베드로가 예수님께, “주님, 이 사람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22예수님께서는 “내가 올 때까지 그가 살아 있기를 내가 바란다 할지라도, 그것이 너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너는 나를 따라라.” 하고 말씀하셨다.
23그래서 형제들 사이에 이 제자가 죽지 않으리라는 말이 퍼져 나갔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가 죽지 않으리라고 말씀하신 것이 아니라, “내가 올 때까지 그가 살아 있기를 내가 바란다 할지라도, 그것이 너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하고 말씀하신 것이다. 24이 제자가 이 일들을 증언하고 또 기록한 사람이다. 우리는 그의 증언이 참되다는 것을 알고 있다.
25예수님께서 하신 일은 이 밖에도 많이 있다. 그래서 그것들을 낱낱이 기록하면, 온 세상이라도 그렇게 기록된 책들을 다 담아 내지 못하리라고 나는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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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교회 공동체는 예수님의 재림이 곧 있으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둘씩 사도들이 순교하는데도 예수님의 재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이때 마지막 보루가 된 사람이 바로 요한 사도였습니다. 사람들 사이에서는 요한 사도가 죽기 전에 예수님께서 재림하시리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한 사도마저 죽자 신자들은 어찌 된 일이냐며 혼란스러워했습니다. 이에 요한 사도의 제자들이 요한복음서에 해명을 달았으니 바로 오늘 복음입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요한 사도가 죽기 전에 오신다고 약속하신 것이 아니라 단지 그렇게 바라실 뿐이었다는 내용을 첨부한 것입니다. 따라서 이 부분은 요한 사도가 직접 기록한 부분이 아니라 후에 그의 제자들이 덧붙인 내용입니다.
왜 예수님께서는 요한 사도한테만 순교의 영광과 기쁨을 주지 않으셨을까요? 친구들을 위해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고 말씀하셨으면서 왜 요한 사도한테는 그 사랑을 증명할 기회를 주지 않으셨을까요? 예수님께서는 그한테 증언의 역할을 맡기셨습니다. 순교, 곧 피로써가 아니라 글로써 증언할 사명을 주셨습니다. 피의 증언이 당대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면 글의 증언은 후대의 믿는 이들을 위한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각 사람한테 가장 적합한 사명을 부여하시고 각자가 그 역할을 통해 하느님 나라를 증언하도록 섭리하십니다. 따라서 우리는 다른 이의 사명에 참견하려 하기보다 자신의 사명에 충실하려는 자세를 지녀야 하겠습니다.
하느님께서 나한테 맡겨주신 사명은 어떤 것입니까?
이형전 신부(서울대교구 사목국 가정사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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