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만난 행복
루이스 알렉산드레 솔라누 로씨 / 김항섭 옮김
진심으로 바라볼 때 기쁨이 찾아온다
진심으로 바라볼 때 기쁨이 찾아온다.
모든 것이 황량하게 보일 때조차
변화의 기적을 불러일으킨다.
아름다운 호숫가에서 스승을 만나기로 약속했다. 사람들
이 감탄해 마지않는, 그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호수의 장엄
한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싶어서 나는 그곳을 약속 장소로
정했다.
그런데 그곳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전연 다른 분위기를 느
꼇다. 기대했던 아름다운 호수는 어디에도 없었다.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었고 이목
을 끌 만한 것도 없었다. 그러나 약속 장소는 틀림없이 그
곳이었다.
그러다 저 멀리서 호수를 둘러싼 거대한 평원을 바라보
고 있는 스승을 발견했다. 그의 눈은 한 곳에 고정되어 있
었고, 충만한 기쁨으로 가득 차 보였다. 행복을 주체하지
못하는 듯한 모습은 선물을 받고 마냥 기뻐하는 어린아이
같았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내가 본 것은 아름다
움이 아니라 황량함뿐이었다. 그 황량함 앞에서 미소를
지을 수 없었던 나는 자신에게 물었다.
'스승의 얼굴에는 기쁨이 가득한데, 내 얼굴에는 왜 이토
록 황량함과 슬픔뿐인가? 똑같은 현실 앞에서 왜 그토록
다른 감정이 드러나는가? 호수와 그 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평원은 누구한테나 같은 것이 아닌가?'
스승에게 다가가는 동안 질문이 꼬리를 물었으나 스승에
게 가까이 갈수록 스승의 가슴에서 터져 나오는 행복이 더
크게 느껴졌다. 스승 앞에 이르자마자 나는 질문을 던졌다.
"주변의 모든 것이 황량하고 추하기만 한데 스승님의 얼
굴에서는 웃음이 떠나지 않고 있으니 그 이유가 무엇인가
요? 그 유명한 호수의 아름다움과 장엄함은 어디에 있는
겁니까?"
내 눈이 무엇을 잘못 보고 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
다! 그 순간 스승은 지평선을 가리키며 물었다.
"무엇이 보이느냐?"
나는 우리가 있는 자리에서 아주 멀리 보이는 작은 구름
조각을 보았다. 스승이 말했다.
"나는 저 작은 구름조각을 바라보고 있었다. 구름이 네
손바닥만한 크기일 때부터 지금까지 몇 시간 동안 저 구름
을 바라보고 있었다. 몇 시간 후면 저 구름은 이 지역을 온
통 덮어버리는 크고 당당한 구름으로 바뀌고 생명을 가져
오는 비를 뿌릴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들판을 쳐다봤을 때 들판은 온갖 빛
깔로 가득 찼고, 꽃들은 그 특유의 향기를 뿜어냈다. 나는
새들의 노래 소리, 들판을 뛰노는 짐승들의 떠들썩한 소리
를 들었다. 내 영혼에서 솟아오르는 기쁨과 행복을 억누를
길이 없었다."
그는 계속 말했다.
"우리는 흔히 내면의 것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하고 단
지 겉으로 드러나는 것만 바라본다. 그러나 진심으로 바라
볼 때 기쁨이 찾아온다.
모든 것이 황량하게 보일 때조차 변화의 기적을 불러일
으킨다. 갖가지 형태의 바라봄이 있는데, 오직 한 가지만
이 현실을 변화시켜 영혼 안에 행복이 흘러넘치게 한다."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할 무렵 나는 스승과 다음 만남
을 기약하며 헤어졌다. 스승이 산 쪽으로 걸어가는 동안
내 안에서도 억제할 수 없는 기쁨의 샘이 솟아올랐다.
스승이 산을 향해 걸어가는 길을 따라 노랗고 파랗고 붉
은 장밋빛 꽃들이 꽃봉오리를 터드리는 것을 보았다.
나는 비를 맞으며 새로운 지평을 찾기 시작했다. 그 만
남이 가져다 준 메시지를 나는 결코 잊을 수 없다.
저 작은 구름조각이 내려와 생명의 비를 뿌려줄 때 우리
는 비로소 메마른 삶을 극복할 수 있다. 영혼의 눈으로 바
라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