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옮기기 : 주님의 아름다우심을 우러러
어떻게 하면,
두려움과 증오와 폭력으로 가득 찬
세상 한 복판에서 온전히 살아갈 수 있는가?
예수께서 당신 제자들을 위해
아버지께 기도드리실 때 바로 이 물음에 답을 주셨다.
"그들을 세상에서 데려가시라고 비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악에서 지켜주십사고 빕니다.
제가 세상에 속하지 않은 것처럼 이들도
세상에 속하지 않습니다."(요한 17,15-16)
세상에 속하지 않으면서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영성생활의 본질이다.
영성생활은 계속해 우리가 살 진짜 집은
증오와 폭력이 다스리는 두려움에 가득 찬 집이
아니라 하느님이 머무시는 사랑의 집임을 일깨운다.
불안과 두려움, 염려와 억지를 안팎으로 겪지 안고서는
단 하루도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세상이다.
어둠의 세력이 세상 구석구석을 파고들어
우리는 도저히 그것을 피해 달아날 수 없다.
그래도 우리는 그 세력에 굴복하거나
머물지 않고 사랑의 집을 거처로 택할 수 있다.
이 선택은 한 번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늘 기도하는 가운데 하느님 숨결로 숨 쉬고 살면서
수시로 해야 한다.
영성생활을 해나가면서 우리는 두려움의 집에서
사랑의 집으로 차츰 옮겨 간다.
"살며 춤추며"
헨리 나웬 신부 지음.
오늘의 묵상 : 영성생활은 영적오감으로 살아야. . .
영적 청각 : "그들은 그 책, 곧 하느님의 율법을
번역하고 설명하면서 읽어 주었다. 그래서 백성들은
읽어 준 것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느혜8,8)
영적 미각 : "너희는 맛보고 눈여겨보아라! 주님께서
얼마나 좋으신지! 행복하여라, 그분께 피신하는 사람!"
(시편 34,9)
영적 후각 : "멸망할 사람들에게는 죽음으로 이끄는
죽음의 향내고, 구원받을 사람들에게는 생명으로 이끄는
생명의 향내입니다. 그러나 누가 이러한 일을 할 자격이
있겠습니까?"(2코린 2,15-16)
영적 시각 : "그 기도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하느님,
영광의 아버지께서 여러분에게 지혜와 계시의 영을 주시어
여러분이 그분을 알게되고, 여러분 마음의 눈을 밝혀 주시어,
그분의 부르심으로 여러분이 지니게 된 희망이 어떠한 것인지,
그분 상속의 영광이 얼마나 풍성한지 여러분이 알게되기를
비는 것입니다."에페1,17-18)
영적 촉각 : "이는 사람들이 하느님을 찾게 하려는 것입니다.
더듬거리다가 그분을 찾아 낼 수도 있습니다. 사실 그분께서는
우리 각자에게서 멀리 떨어져 계시지 않습니다."(사도17,27)
현실의 어려움 속에서도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참다운 평화를
누리며 살 수 있는 것은,
바로 우리도
이러한 영적 오감을 곁들여 살기 때문에,
온갖 두려움과 역경를 헤쳐가면서도
그 모든 것을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영광의 기회로 알면서 생을 환희로 맞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