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만난 행복
루이스 알렉산드레 솔라누 로씨 / 김항섭 옮김
지상 명령인 교회 일치
동족을 거슬러 무장하는 마음속에는
어떤 두려움이 있는가?
우리는 심각한 위기 속에 살아가고 있다. 이 위기는 단지
생태학적 - 경제적 위기뿐만 아니라 가치의 위기까지도 포
함한다. 우리는 서로 적이 되어 대화가 차단된 암흑기를 살
고 있는지도 모른다.
형제애를 나누는 대화가 중단될 때 우리는 다른 사람들
의 세계에 대한 몰이해로 서로 상처 입히고, 자신의 세계만
이 유일하고 참된 것인 양 절대적으로 여긴다.
다른 사람들의 가치와 종교도 자신의 잣대로 판단한다.
우리를 긍정하기 위해 다른 이들을 부정하는 것이다. 그러
나 다른 사람들을 부정하는 긍정은 도대체 무슨 긍정인가?
철학적 가르침은 다른 사람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바라
볼때 나 역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된다고 한다.
다른 사람을 비인간화할 때 나 역시 심각한 비인간화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다.
종교적 근본주의를 낳는 대화의 부재에 대한 최선의 응
답은 교회 일치와 종교간 대화다. 자기 이익을 위해 대화를
거부하는 근본주의자들은 나르시시스트나 자폐증 환자와
다를 것이 없다.
교회 일치는 그리스도교 교회 사이에 일치를 추구하는
것이고, 종교간 대화는 서로 다른 종교들 사이에 이루어지
는 상호 이해 과정이다.
전자와 후자 모두 추구하는 것은 건전한 문명과 건강한
지구를 이룩하는 것으로, 이제 교회 일치와 종교간 대화는
생존을 위한 윤리적 지상 명령이다.
현재 우리가 직면한 수많은 도전은 온 인류를 위한 윤리
회복의 필요성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왜 우리는 대가를 치르면서까지 종교를 옹호해야 하는
가? 동족을 거슬러 무장하는 마음속에는 어떤 두려움이 있
는가?
다른 식으로 종교 문화를 표현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침묵을 요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대화의 부재는 더 큰
두려움을 만들어낼 뿐이다. 시장 논리에 지배당하는 종교
는 경쟁의식을 유발시킨다.
사회적 긴장 속에서 경제와 시장의 지배 논리가 종교를
통해 지속적으로 확산된다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게 악화
될 것이다.
지구적 시민 의식과 지구의 미래는 종교 대화와 연결되
어 있다. 자유로운 대화를 나눌 때 우리는 십자군 전쟁을
재현하는 악몽을 벗어나 건전한 인격체로 마주 서게 될 것
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라는 거대한 무대에 모든 신을 불
러 모을 필요가 있다. 모든 신이 하나가 될 때 그 일체감이
지구에 가득 퍼지게 될 것이다.
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