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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예수님!
101가지 묵주기도이야기
파트리시아 프락터 수녀 엮음 / 장말희 옮김
묵주기도와 대형 컨데이너 트럭
결혼 전과 마찬가지로 결혼 후에도 묵주기도는 내 삶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해 왔다. 아내와 성장한 세 아이도 열심히 묵주기도를 바
치며, 우리 가족의 삶에서 매우 중요한 것으로 여긴다.
1955년에 나는 이탈리아 산조반니 로톤도에 계시는 비오 신부님께
나의 지향을 알려 드리고 기도를 청하는 한 통의 편지를 보냈다. 그해
3월 1일에 신부님의 상급 장상께서 "비오 신부님은 형제님의 지향을
위해 기도하실 것이며 그분의 축복을 보냅니다."라고 쓰신 짧은 편지
를 보내 주셨다.
비오 신부님도 나와 마찬가지로 묵주기도를 가장 열심히 하시며 매
일 바치고 계신다고 했다. 나는 성 비오 신부님께서 우리 가족을 위해
지금도 기도해 주신다는 것을 확실히 느끼고 있다. 나는 자주 신부님
께 기도드리며 성 비오 신부님을 내 삶에 선물로 보내 주신 성모님께
도 깊이 감사한다.
나는 30년 동안 URM Stores(미국 북서부에 있는 소매업 협동조합)
에서 대형 커테이너 트럭을 운전했고 때로는 두 개로 연결된 화물 트
럭을 운전하기도 했다. 워싱턴, 아이다호, 몬태나, 오리곤 등지를 돌
며 총 388만km를 운전하면서 거의 하루 종일 묵주기도를 하곤 했다.
1970년대 초 어느 날, 나는 루이스턴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심
한 커브가 이어지는 가파른 내리막길이었다. 그 당시만 해도 트럭의
브레이크장치에는 공기탱크에 충분한 공기가 저장되어 있지 않았다.
그렇게 도로를 4분의 3쯤 내려갔을 때 공기탱크에서 공기 누출이 발
생했다. 기압계가 0으로 떨어지는 순간, 나는 더 이상 트럭을 통제하
지 못하고 최악의 경우 큰 사고로 이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트럭에서 뛰어내릴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하는 동안 트럭은 경사
가 완만한 커브 길을 돌면서 천천히 내리막길을 가고 있었다. 에어브
레이크가 없는 상태로 움직이고 있는 트럭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핸드브레이크로 속도를 낮추는 것뿐이었다. 핸드브레이크를 잡아당
기자 트럭은 속도를 낮추기 시작했다. 그렇게 핸드브레이크를 잡아당
기면서 나는 큰 소리로 외쳤다. "예수님, 성모님, 도와주세요!" 그러자
트럭은 속도를 점차 낮추면서 마침내 멈추었다.
그날의 악몽이 떠오를 때면 나는 핸드브레이크가 트럭을 멈춰 서게
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핸드브레이크만으로 그 무거운 트럭을 멈춰
서게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성모님께서 당신의 푸른 망토로
내 트럭을 감싸 주셨다. 감사합니다. 푸른 망토의 성모님!
자동차 운전에 최악의 날씨는 안개와 빙판길이다. 몬태나의 리비로
트럭을 몰던 때의 일이다. 그날은 매섭게 추운 날씨와 짙은 안개로 자
동차 창에는 성에가 두껍게 끼어 있어서 시야가 확보되지 않았다. 시
속 40km로 천천히 운전을 하면서 안전한 운행을 위해 성모님께 묵주
기도를 바쳤다. 그렇게 트럭을 운전하고 있는데, 성에가 낀 차창너머
길 오른편에 얼핏 말의 모습이 보였다. 나는 잘못 본 것이라 생각하고
계속 운전을 하고 가는데 안개 속 길 한복판에 서 있는 말 한 마리가
또 보였다. 이번에는 내 트럭과 70cm쯤 거리에서 왼쪽 차창을 통해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었다!
도로조차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예상치도 못하게 말을 두 마리나
본 것이었다. 그 말들이 어째서 고속도로 한복판에 서 있는 것일까?
마치 기적처럼 두 마리의 말이 좌우로 서로 멀리 떨어져 서 있었기 때
문에 내 트럭은 그 사이를 무사히 지나갈 수 있었다. 눈으로 보았지만
정말 믿어지지 않았다. 말들이 내 트럭과 너무나도 가까이 서 있었기
때문에 하마터면 칠 뻔했다.
리비에서 돌아오는 길에 안개는 걷혀 있었다. 내가 말을 보았다고
생각되는 곳에 말 한 마리가 죽은 채 길가에 놓여 있었다. 누군가 말
을 치었던 것이다. 그것을 본 순간 나는 성모님께 감사 기도를 올렸다.
말들이 간격을 두고 있어서 내 트럭은 안전하게 그 사이를 지나갈 수
있었다. 성모님께서 내가 지독한 안개 속에서 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도와주셨던 것이다.
1968년 워싱턴의 트위스프로 운전을 하고 갔다가 영하의 날씨에 집
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는데, 눈보라가 치더니 강풍이 몰아치기 시작했
다. 휘몰아치던 눈이 도로에 쌓이기 시작했다. 앞을 분간하기도 어려
운 상황에서 집까지 오는 데 열여덟 시간이 걸렸다. 무사히 집에 도착
한 나는 "예수님, 성모님, 감사합니다." 하고 기도를 올렸다.
워싱턴 월라월라로 가는 길이었다. 오르막길 지나 막 내려가려는
찰라 오른쪽 앞바퀴의 볼트가 헐거워지면서 바퀴가 앞뒤로 흔들거리
기 시작했다. 몇 초 안되는 그 순간에 큰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었다.
바퀴가 빠질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퀴는 빠지지 않았
다. 성모님께서 지켜 주셨기 때문이다!
대형 컨테이너 트럭을 몰면서 묵주기도를 바치면 좋은 점이 참으
로 많았다. 하느님의 창조물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선물이었다.
아름다운 산을 지나 온갖 나무가 우거진 숲을 볼 수 있고, 팔루스를
지나 월라월라로 가는 길에는 황금빛 밀밭이 끝없이 펼쳐저 있다. 미
풍이 불고 태양이 빛날 때면 황금빛 파도가 일렁이는 것 같다. 몬태나
의 리비 주변과 포스오브줄라이 패스 근처의 풍광은 더욱 아름답고
몬태나에 펼쳐진 산과 강들 역시 눈을 즐겁게 해 준다. 그레이트컬럼
비아 강과 거기 세워진 댐, 저지대, 고지대, 돌로 뒤덮인 평지, 산쑥,
드넓은 밭과 과수원, 산림지대 등등 그 모든 것을 보았으며 하느님의
창조물에 감사했다.
트리시티에서 얘키모에 이르는 길에는 끝도 없는 포도밭이 펼쳐져
있다. 다른 여러 과일과 더불어 가장 풍미 있는 포도주를 생산하는 곳
이다. 오카노간 카운티를 거쳐 트위스프를 지나 웨나치로 가다보면
수 많은 종류의 사과 밭이 이어진다. 웨나치에서 나는 '성녀 틀라라의
가난한 자매 수도회' 의 수녀님들을 위해 과즙이 풍부하고 크고 아삭
아삭한 레드딜리셔스 사과를 샀다. 그 사과를 한 입 베어 물면 정말
'아삭' 하는 소리가 난다.
그렇게 운전을 하면서 언제나 묵주를 가지고 다녔다. 나는 고속도
로와 일반도로, 좁은 길 등을 대형컨테이너트럭을 몰고 다닌 그 세월
을 돌이켜 보면서 나를 보호해 주신 성모님께 감사할 뿐이다. 성 비오
신부님도 묵주기도로 어려운 상황에 처했던 나를 구해 주셨음이 틀림
없다
- 워신던 주 스포캔에서 웨인 샤틀러
밀랍이 불 앞에서 녹아내리듯이 악마들은 성모님 앞에서 도망친다.
- 성 보나벤투라
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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