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예수님!
떠나는 사람이 가르쳐 주는 삶의 진실
스즈키 히데코 지음 / 심교준 옮김
2. '왜 내가' 로 시작되는 죽음의 5단계
괴로움의 의미
결국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사람들이 묻습니다.
'나쁜 짓이라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왜 나만 이렇게 빨리
죽게 되는 걸까?'
'이렇게 고통스러운 처지가 된 것은 도대체 어떤 의미가 있는 걸
까?'
'하느님은 사랑이시라는데 나는 하느님에게 벌을 받고 있는 것
일까?'
'어떤 행동에 대한 벌인가, 전생의 업보인가?'
이와 같은 질문은 '왜 내가?' 라는 질문으로 집약됩니다.
그리고 그 질문은 인류의 탄생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견디
기 어려운 고통을 맛본 모든 사람들이 던진 질문이기도 합니다. 바
꾸어 말하면 납득하기 어려운 죽음을 앞두고, 혹은 거기에 필적하
는 고통을 느끼면서 '왜 내가?' 하고 질문을 반복하는 것입니다.
이 질문은 '왜 지금 이런 고통을 받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일까?' 에
대한 답을 알려고 하는 것입니다.
고통은 가능하면 피하고 싶은 것입니다. 그러나 살아 있는 사람
은 누구도 예외 없이 고통을 체험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죽음입니
다. 병에 걸린다는 것은 고통 외에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죽
음에 의해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별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 역시
고통스런 일입니다.
내가 일찍 저 세상으로 떠나면 이 세상의 많은 사람들과 헤어지
게 됩니다. 또 내가 오래 살면 그 사이에 아는사람을 저 세상으로
떠나보내게 됩니다.
'모든 고통에는 의미가 있다' 고 하지만, 특히 죽음이라는 고통
의 의미는 정말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힘든 병을 극복한 후 '그 병에 걸리고서야 비로소 인생의 가치
를 알게 되었다' 라든지. '죽을병에 걸림으로써 제각각이던 가족
들이 하나가 되었다' 는 식으로 나중에 고통의 의미를 알아차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고통의 의미는 고통을 견뎌내고 마음의 안정을
되찾은 다음 그 시기를 되돌아볼 때 일어나는 생각입니다. 극심한
고통의 의미를 알아차리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 고
통을 아무리 파헤쳐 보아도 의미라고는 도저히 찾을 수 없어' 하
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죽음을 눈앞에 둔 고통의 의미는 이성이
나 지성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일까요?
고통의 의미를 이해하는 과정은 부인, 분노, 거래, 억울함의 쓰
라리고 괴로운 과정을 거쳐 수용에 이르는 것입니다. 자기에게
주어진 운명을 수용함으로써 이성이나 지성으로는 파악할 수 없
는 고통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상태가 되는 셈입니다.
그리고 고통을 경험할 때, 자신을 얼마나 소중한 존재로 생각하
는지 스스로에게 묻게 됩니다. 주위에서 아무리 잘 돌봐주어도 자
신이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지 않으면 고통의 의미
를 알지 못합니다. 거꾸로 만일 주위 사람들이 소중하게 여겨주지
않아도 자신을 소중히 다룰 줄 안다면 차분하게 성장해 갈 수 있
습니다. 죽음을 편안히 받아들인다는 것은 자기를 비하한다든지
무시하는 것과는 상반된 것입니다.
만일 죽음에 임하여 자신을 '나는 지금 이 세상에서 사라지기
직전에 있는 보잘것없는 존재' 라고 생각한다면 고통 또한 보잘것
없는 체험에 지나지 않겠지요. 그러나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
중한 존재인 나' 로 인식한다면 고통을 체험하는 것도 가치 있는
것이며 그 의미를 아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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