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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떠나는 사람이 가르쳐 주는 삶의 진실 - 선잠 이야기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12-10-24 조회수511 추천수3 반대(0) 신고
찬미예수님!

 



떠나는 사람이 가르쳐 주는 삶의 진실
스즈키 히데코 지음 / 심교준 옮김

4. 죽음의 체험과 확신 선잠 이야기

큰 종합병원의 외과부장이면서 호스피스 병동 책임자로 있는 의 사 K씨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화제는 사람이 죽기 직전 의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경험이 많은 그는 "나는 선잠 이론을 주 장합니다" 하고 말한 다음,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사람은 죽음 직전에 다른 감각 기능은 떨어져도 청각 기능은 끝 까지 살아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내 경험으로 말하는 것이지 만, '돌아가시기 전' 이라는 것은 사람이 선잠을 자고 있을 때와 같 은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선잠을 자고 있을 때는 기분이 좋은 상태입니다. 모두 선잠을 자 본 적이 있지요? 누군가가 "그곳으로 놀러갑시다. 내일 아침 8시 에 만나요" 라고 말하는 소리가 들려 대답을 해야겠다고 생각은 하 지만 실제 소리는 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아니, 내가 대 답하지 않았다고? 그럴 리 없어요. 틀림없이 대답했어요" 하고 해 명한 경험이 있겠지요. 본인은 대답을 했다고 주장하지만 주위 사람은 대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입만 벌린 것 같은 느낌은 있습니다. 그때 본인은 "좋아, 8시란 말이지? 가기로 하지" 라고 말했던 셈입니다. 이야기도 들립니다. 대답도 합니다. 하지만 주위 사람은 "뭐야, 계속 자기만 하네. 뭐라고 잠꼬대만 하고 있잖아" 라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돌아가시기 직전은 그런 상태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졸고 있을 때 귀는 확실히 들립니다. 들린다고 해도 100퍼센트 는 아니고 띄엄띄엄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것이나 부분적인 것만 들립니다. 대답은 하지 않았는지, 할 수 없었는지 모르지만 자기는 대답한 것으로 여깁니다. 선잠을 자고 있는 본인은 기분이 매우 좋습니다. 만일 침을 흘리 거나 해서 "이 사람, 뭐 하는 거야?" 하는 소리를 들을지는 모르지 만, 본인은 전혀 기분 나쁘다고 생각지 않고 오히려 굉장히 기분 이 좋은 상태입니다. 아픈 것도 없고 힘든 것도 없습니다. 갑자기 전기가 나가 캄캄한 데 혼자 남아 있다가 눈을 뜨면 그다 지 기분이 좋지 않은 일이 있지요. 하지만 선잠을 자다가 '아, 잘 잤다' 하고 눈을 떴을 때, 주위가 밝지 않거나, 누군가 옆에 있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혹은 그 사람이 자기 일을 하고 있어도 환 자는 안심합니다. 그러므로 말을 걸어주지 않아도 좋으니 그저 곁 에 있는 것만으로도 굉장한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가족들한테서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부르면 아무 대답도 없고 눈도 뜨지 않으면서 의사나 간 호사가 말을 걸면 눈을 뜬답니다." 이것은 옛날 인간이 동물적인 야생 생활을 하던 시절, 안심할 수 있는 환경에서는 스스로 경계를 풀던 생활 패턴에서 유래합니다. 그대로 계속 자도 좋습니다. 눈을 뜨지 않아도 됩니다. 가족이라든 가 자주 들어 익숙한 말씨, 냄새, 그런 분위기에서는 안심할 수 있 습니다. 그러나 입원해서 1,2개월밖에 되지 않았을 때 의사나 간호 사의 목소리는 아직 '모르는 목소리' 입니다. 익숙한 것이 아니라 면 안심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원시 시대의 감각, 특히 청각이 아직 예민하게 남아 있어 '모르는 목소리' 에는 경계하면서 눈을 번쩍 뜨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장시간 환자에게 말을 걸지 않고 가족끼리 대화를 하 고 있는 상황은 잠자는 사람, 선잠 자고 있는 사람, 혹은 이제부터 정말로 영면(永眠)에 들어가는 사람에게는 굉장히 평안을 느끼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이 양반이 죽으면 부동산은 내가 상속받을 테니 동산은 당 신이 가져" 와 같은 말을 한다면 의식이 불현듯 각성되어 눈을 뜰 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이제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어차피 잘 들리지 않을 테 지' 하고 방심해서 환자의 머리맡에서 장례식 얘기를 하는 사람들 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는 다른 곳에서 하고 환자 옆에 서는 보통의 대화만 나누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 안심하고 떠나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아무튼 환자 곁에 함께 있는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다시 말 하면 기분좋게 선잠을 자다가 이윽고 점점 의식이 엷어져 정말로 잠들게 됩니다. 사람이 저 세상으로 떠날 때도 그와 같다고 생각 합니다. 죽음을 '영면' 이라 한 것은 그 때문입니다. 옛날 사람은 그런 감 각으로 죽음을 맞는 사람을 대했던 것입니다.

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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