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진묵상 - 동행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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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순의 | 작성일2012-10-28 | 조회수360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사진묵상 - 동행 이순의 산골성당에서 일년에 절반을 보낸지가 벌써 7년이 되었다. 세 분의 신부님을 모셨고 활동하는 교우들과 안면을 트고 익숙해지기도 했고 자자분한 일상은 동참하지 못해도 큰 일이 있을 때면 <진부에 오시면 우리 구역에 속해있습니다.>라고 알려주신 자매님을 따라 틈을 내보기도 한다. 그래도 한 번도 동행하여 하루를 살아보지는 못했다. 그런데 한 달여 전부터 10월의 마지막 주 토요일에 성지순례가 있다는! 서리맞은 작물들을 두고 갈 수 없을 줄 알았는데 금요일에 작업을 마쳤다. 수 많은 뒷일들을 직원들께 맡기고.......... 푯말을 따라 일행이 되어 동행길에 올랐다. 앙상한 가지들의 세계인 산골을 내려오니 가을이 한창이다. 소복히 쌓인 잎새들 위로 가을비가 내리고 있다. 그래도 좋다. 인생을 살아 오면서 숨 넘어갈 것 같은 암담한 오늘들 속에서 내일은 내게 종말일 것만 같은 고통스런 날들을 보내고 맞으며 멈춘 것 같은! 끝난 것 같은! 그런데 나는 아직 53세가 되도록 살아있고 이렇게 멋진 가을 복판에 서서 시름을 놓는다. <너무나 힘든 여름이었어도 끝은 아니었어. 멈추지 않은 진행! 63세의 멋진 날들도 기다리고 있을 것이야.> 라고! 이 가을 풍경 속에서 과거 어느 힘들었던 날에 53세의 가을 행복한 날을 짐작하지 못하고 너무나 절망했던 너무나 좌절했던 미련한 순간들이 걸려있는 추억이라는 액자를 내리며 멋진 그림 한 장 새로이 걸어 본다. 제목은 <동행> 찍고싶은 부부! 찍어주는 형제! 기다리는 자매! 그 가운데 계시는 주님! 그리고 색고운 벗님들! 저렇게 고운 단풍들도 여름 한철의 뜨거운 태양과 비, 그리고 태풍! 어느 고통스러운 날에 가을고운 단풍을 짐작이나 했을까? 잎새지는 가을 바람에도 제 색깔 찾아 물드는 열정을 짐작이나 했을까? 이제는 힘들어도 힘들다 하지 말자. 63세의 멋진 겨울날에는 추억이라는 액자를 내리지 말아야지! 사람의 인생사 모두가 동행길인 것을! 너무 늦었는가? 7년만의 동행길이? <미안합니다.> 10월 어느 순례길이 참 좋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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