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예수님!
떠나는 사람이 가르쳐 주는 삶의 진실
스즈키 히데코 지음 / 심교준 옮김
7. '떠나는 사람'이 가르쳐 주는 삶의 무게
우주와의 일체감
1977년에 경험한 임사체험은 하느님께서 내게 내려주신 귀중한
은총입니다. 물론 그 체험으로 인해 나의 번민이 모두 없어진 것
도, 많은 결점이 사라진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그때까지 보지 못
했던 세계를 볼 수 있게 되었고, 산다는 것에 대한 황홀함을 실감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최대의 은혜는 이 체험을 계기로 죽어
가는 사람들과 많이 만나게 된 것입니다.
죽어가는 사람과 만나면 마치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처
럼 대할 수 있고 상대방도 자연스럽게 나를 받아들여 줍니다. 이것
도 임사체험 이후에 얻은 불가사의한 은총입니다.
나는 서먹한 분위기가 풀리면 그들의 몸에 손을 대고 호흡을 맞
추고 조용히 기도드립니다. 평소 기도드릴 때는 온갖 잡념이 밀려
와 좀처럼 집중할 수 없는데, 죽어가는 사람에게 손을 대고 기도를
시작하면 일상적인 세계는 모두 사라지고 다른 차원으로 들어갈
수 있는데, 상대방도 같은 감각을 느끼는 듯합니다. 이것은 대우주
와 일체된, 우주의 기분 좋은 질서 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
입니다.
그리고 내 몸에서 상대방의 몸으로 무엇인가가 흘러들어가는 것
을 느낍니다. 이것은 전깃줄을 통해 전기가 흐르는 것 같기도 하
고, 수도관을 통해 물이 흘러들어가는 듯한 느낌입니다. 그러나 내
안에서 솟아오르는 것이 아니라 우주에서 오는 빛과 같은 에너지
가 내 몸에 스며들어 그것이 응축되어 상대방의 몸 속으로 흘러들
어간다는 표현이 더 적절합니다.
나는 그 에너지를 치유의 에너지라고 확신합니다. 대우주와의
일체감에 감싸이면서 우주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치유의 힘이 나를
통해 퍼져나가는 것입니다.
나는 이런 실감을 하면서 계속 기도드립니다. 그러면 상대방의
몸 속에 잠재해 있던 치유의 힘이 깨어나 솟아오릅니다. 만일 그
힘이 엄청나게 크다면 병은 기적적인 회복을 나타내겠지만, 그렇
게까지는 안 되어도 상대방은 깊은 안식을 느끼고 모든 불안과 공
포가 사라지는 느낌을 갖게 됩니다.
손을 대고 기도하는 나와 거기에 몸을 맡기고 있는 죽어가는 사
람과의 일체감은 나에게는 아주 특수한 감각입니다. 나와 상대방
의 심신이 구별되지 않고 하나가 되어 번민도 불안도 없는 대우주
의 품에 안겨 있는 기분을 맛보는 것입니다.
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