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세 권의 책 -성경책, 자연책, 내 삶의 책- 12.12. 수,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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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명준 | 작성일2012-12-12 | 조회수381 | 추천수7 | 반대(0) 신고 |
2012.12.12 대림 제2주간 수요일 이사40,25-31 마태11,28-30
-성경책, 자연책, 내 삶의 책-
새삼 불암산의 든든한 배경이 한 눈에 들어왔고 아주 예전에 써놓은 ‘산처럼’이란 시가 생각났습니다.
가슴 활짝 열고 모두를 반가이 맞이하는
아버지 산 앞에 서면
저절로 경건 겸허해져 모자를 벗는다.
있음 자체만으로 넉넉하고 편안한 산의 품으로 살 수는 없을까
바라보고 지켜보는 사랑만으로
행복할 수는 없을까 산처럼! (2000.11.17)
불암산 없는 썰렁한 평지의 벌판위에 수도원이라면 참 허전하고 보잘 것 없어 보이듯 우리 역시 하느님 배경이 없다면 외롭고 허전하기 짝이 없을 것입니다.
하느님을 찾는 수사님들이라 하느님 진리 빠진 세상 책들이, 신문이 무의미하고 무가치하게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진리를, 지혜를 배우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단지 참고서에 불과할 뿐입니다.
요즘은 거의 책도 시집도 사보지 않습니다. 볼만한 책이, 시들이 없기 때문입니다. 성경책, 자연책, 삶의 책 세 교과서를 깊이 렉시오 디비나(Lectio divina)하다 보니 세상 책 맛을 잃었고, 하느님의 생명과 빛, 희망으로 충만한 시편들을 매일 끊임없이 노래하며 하느님을 맛들이다 보니 세상 시 맛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사람조차 소모품이 된 시대입니다. 젊고 외모가 출중하고 능력 있을 때는 잘 나가지만 일단 이런 것들이 사라져 쓸모없다 판단되면 그대로 소모품처럼 퇴출입니다.
신문 같은 사람들이 된 시대입니다.
소모품 인생이 아닌 늘 새롭게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습니까?
간단합니다. 하느님을 내 삶의 중심에 모시는 것입니다.
하느님과의 깊은 일치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바로 오늘 독서와 말씀이 주님과 일치되어 살 수 있는 방법을 환히 보여줍니다.
제가 고백성사 때 처방전으로 가장 많이 써드린 말씀입니다.
그들을 뛰어도 지칠 줄 모르고, 걸어도 피곤할 줄 모른다.”(이사40,31).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마태11,28-30).
얼마나 많이 펼쳐보았는지 손때로 누렇게 바래있을 정도입니다.
심신의 병과 상처도 많다는 것입니다.
‘여(餘)’가 사라진 참 각박한 현실이요 살아남기 위한 생존에 급급한 시대입니다.
우리 삶의 배경이자 중심이신 하느님으로 우리를 충전시켜야 합니다.
주님께서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진 우리 모두를 당신의 생명의 잔치에 초대한 주신 시간입니다.
무슨 힘으로, 무슨 맛으로 살 수 있을 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심신의 무거웠던 짐을 내려놓고 주님의 위로와 평화로 가득 채우는 시간이요, 삶의 여백과 여유, 여가를 회복하여 영육이 치유되는 시간입니다.
내(ego) 불편한 멍에를 주님의 편한 멍에로, 내(ego) 무거운 짐을 주님의 가벼운 짐으로 바꾸는 시간입니다.
내 안의 모든 것도 거룩하신 그 이름 찬미하여라.
내 영혼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그분의 온갖 은혜 하나도 잊지 마라.”(시편1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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