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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
이미경
작성일
2012-12-16
조회수
562
추천수
10
반대
(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2년 12월 16일 대림 제3주일
The crowds asked John the Baptist,
“What should we do?” He said to them in reply,
“Whoever has two cloaks
should share with the person who has none.
And whoever has food should do likewise.
(Lk.3,10-11)
제1독서 스바 3,14-18ㄱ
제2독서 필리 4,4-7
복음 루카 3,10-18
어제 산책을 하며 묵주기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날씨가 풀려서 산책하기에는 정말로 좋은 조건이었지요. 그런데 기분 좋은 마음으로 묵주기도를 하며 걷고 있다가 깜짝 놀랄 일을 겪었습니다. 글쎄 바로 제 앞에 커다란 고드름 하나가 커다란 소리를 내며 떨어진 것입니다. 날씨가 포근해지면서 건물에 붙어 있던 고드름이 녹아떨어진 것이었지요.
정말로 깜짝 놀랐습니다. 만약 조금만 더 빨리 걸었더라면 그대로 머리로 떨어지는 고드름을 받아야만 했을 것입니다. 불과 몇 초 차이로 저에게 아무런 일도 생기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우리의 앞날을 아무도 알 수 없음을 깨닫게 됩니다. 몇 초 앞도 깨닫지 못하면서도 왜 이렇게 모든 것을 아는 것처럼 생활하고 있는지요?
어제 동창신부와 전화 통화를 하다가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를 알게 되었습니다. 아마 아는 분들은 잘 아실 이야기이지만, 이 지면을 통해서 말해 봅니다.
어느 날, 거북이가 서울을 가고 있었는데 마찬가지로 서울로 가고 있는 지렁이 한 마리를 보았습니다. 꿈틀거리며 가고 있는데 그 속도를 거북이가 보기에 얼마나 느리던 지요. 그래서 불쌍한 마음에 “야! 타!”라고 말했고, 지렁이를 등에 태우고 갔습니다. 그런데 잠시 뒤에, 이번에는 서울을 가고 있는 굼벵이를 보게 됩니다. 이번 역시 불쌍한 마음에 “야! 타!”라고 말한 뒤에 등에 태우고 다시 서울로 향했습니다. 이 둘을 태운 거북이가 으스대며 말합니다.
“야! 나 꽉 잡아야해! 나 되게 빨라!”
그리고 지렁이와 굼벵이는 감탄하며 말합니다.
“거북아! 너 정말 빠르다! 어떻게 그렇게 빠를 수 있니?”
지렁이와 굼벵이 그리고 거북이의 입장에서는 그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고 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실제 우리가 아는 속도와 비교하면 어떨까요? 너무 느린 속도이지요. 그러나 자신의 한계에 갇혀 있다 보니 자신의 속도가 세상에서 제일 빠른 것처럼 착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신앙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불과 몇 초 앞도 바라보지 못하면서도 자신의 한계에 갇혀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요?
사람들은 세례자 요한에게 메시아를 준비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를 묻습니다. 이에 세례자 요한은 나눔과 정의 그리고 사랑을 철저하게 실천해야 할 것을 이야기하지요. 이것이 바로 주님을 잘 준비하는 것이고, 주님과 함께 하는 삶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준비와 주님과 함께 하는 삶을 살지 않으면 어떨까요? 우리 모두의 궁극적인 목표인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참 행복의 길에 도달할 수 없습니다.
주님을 준비하기 위해 온 힘을 다 쏟았던 세례자 요한을 기억하면서, 우리 역시 세속의 기준들을 멀리하고 대신 주님께서 원하는 모습을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불과 몇 초 앞도 바라보지 못하면서 자신의 한계에 갇혀서 주님을 따르지 못하는 어리석은 내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정은 우리 삶에서 행복의 90퍼센트를 책임진다(C.S.루이스).
미얀마의 파고다. 그들의 신앙심을 생각해봅니다.
나를 조금 더 낮춥시다.
한국에서 운전대를 잡으면 성인군자도 욕을 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말을 듣는 순간 정말로 그렇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심지어 성인군자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는 사람 역시 욕 하는 모습을 보게 되니까요. 왜 그럴까요? 운전할 때에는 철저하게 자기중심이 되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어떤 조사를 했는데, 자동차 운전자 가운데 90%는 자신이 평균 운전자보다 안전하게 운전한다고 생각한답니다. 하긴 저 역시 가벼운 접촉 사고가 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분명히 상대편 차가 차선을 착각해서 제 차에 살짝 부딪혔음에도 불구하고 이 운전자는 자신의 잘못이 하나도 없다고 말하더군요. 오히려 제가 차선을 잘못 본 것이라면서 억지를 쓰는 것입니다. 경찰과 보험회사의 도움으로 문제를 잘 해결하기는 했지만, 그때 참으로 난감하고 어려웠습니다.
자기는 옳고 남은 틀리다는 생각. 그 생각이 다툼과 분쟁을 가져옵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신 사랑의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낮추고 남을 인정할 때 가능하지 않을까요? 그 나라를 꿈꾸며 나를 다시금 낮춰 보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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