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도 겸손과 믿음으로(마르 6, 53-56)
원죄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를 세상에 보내주시어
인간을 회개에로 초대해주시고, 인류에게 필요한 은총과 치유를
가져다주시는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찬미와 영광 받으소서.
몇 년 전에 신자들과 더불어 루르드 성지순례를 다녀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수백 명이 기적수에 침수하기 위해서
묵주기도를 바치며 기다리던 모습이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저도 점심을 일찍 먹고 비교적 앞쪽에 줄을 서서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묵주기도를 바치면서 침수할 때 무슨 은총을 구하여야 하는지
하느님의 지혜를 구했습니다.
세 가지 청원을 성모님께 드렸습니다.
하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지은 죄를 다 깨끗하게 해 달라고 청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제가 기도하는 사제가 되게 해 달라고 청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람들을 치유하는 사제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였습니다.
영혼과 생각과 마음과 육체적인 고통으로 시달리는 사람들을 위로해주고
치유할 수 있는 은총을 달라고 기도하였습니다.
그날 밤 잠에 꿈을 꾸었는데, 제가 기억하지 못하고 있던
과거의 죄의 상처를 알게 해주는 꿈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성지순례기간 그 죄를 고해성사 안에서 용서받고
치유 받는 은총을 누렸습니다.
그리고 귀국하여 지내는데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새벽이면 잠을 깨곤 하였습니다.
저는 무척이나 새벽잠이 많은 사람인데 말입니다.
처음에는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시간에 기도하라는 것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새벽에 일어나면 간단히 세면을 하고 바로 성당으로 달려갔습니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조금씩 습관이 되니까 점점 숙달이 되어갔습니다.
다음으로 이전 보다 상담하는 것이 더 쉬워졌고,
치유 기도회에도 자주 다니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사람들의 여러 가지 고통을 하느님께
의탁하며 기도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저는 루카복음의 예리코의 소경과 자캐오의 이야기,
그리고 열두 해 동안 하혈하던 여인의 이야기가 많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예리고의 소경이 예수님께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소리를 쳤던 것처럼,
키 작은 자캐오가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서 돌무화과나무에 올라갔던 것처럼,
하혈하던 여인이 수많은 군중을 헤치고 예수님의 옷자락을 만졌던 것처럼
그렇게 간절한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주님은 언제나 감실 안에 혹은 제대 위에 계시므로
우리 자신의 간절한 믿음을 보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2천 년 전 그들을 만나주셨던 그 예수님께서
지금 신자들 앞에 현존하고 계심을 주지시키고 신자들의 마음이
예수님께 간절해지도록 도와주려 노력합니다.
그래서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라고 말씀하신
주님의 말씀이 신자들 안에서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세계 병자의 날이며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루르드에 순례를 가고 침수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들 한사람 마다
그에게 가장 필요한 은총을 내려주시리라 믿습니다.
마치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옷자락 술에 손을 댄 사람마다
다 구원을 받았던 것처럼 말입니다.
치유의 주님, 저희도 겸손과 믿음으로 주님 옷자락 술로 달려가게 하여주시고,
저희 영혼과 생각과 마음과 육신의 상처들을 어루만져주시고 치유시켜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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