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 엄마의 옷을 기우며...* (엄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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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현철 | 작성일2013-02-20 | 조회수367 | 추천수3 | 반대(0) 신고 |
엄마의 옷을 기우며... 십자가를 안테나로! 저는 매일 똑같이 듣는 엄마의 옛이야기를 맞장구를 치며 재미있다며 들어드리다가 전에 어디선가 읽은 바느질에 관한 아름다운 이야기가 갑자기 떠올라 그 이야기를 엄마에게 오히려 들려드렸습니다. 이야기를 조용히 들려드리는 저의 목소리가 마치 자장가처럼 들리는지 엄마는 어느새 눈을 감고 주무시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얼마나 제가 더 바느질을 해드려야 할지 모르겠지만 엄마의 헤진 옷들을 기워드리며 그동안 누워서 엄마의 십자수를 불평한 못난 딸과 같았던 저의 헤진 마음을 같이 깁는 은혜로운 시간이 될 것 같아 기뻤습니다. 참고로 지난 2004년 고 민요셉신부님이 부천 상동성당의 마지막 금요강좌에서 마침기도로 바치셨다는 김효순님의 기도시 ‘옷을 기우며...’와 영화 ‘엄마’를 차례로 소개합니다. 가브리엘통신 오늘은 분노의 파편으로 뚫어진 옷을 깁고 있습니다 온유하지 못함은 불같이 번져 앞자리까지 태우고 재만 남겼습니다
어제는 교만의 가시에 찔리고 그제는 이기심의 모서리에 긁혀 내일 또 무엇으로 내 옷이 헤어지겠습니까
어떤 회개의 보랏빛 천으로 바느질을 해야겠습니까
자꾸만 초라해지는 내 혼의 누더기 잘못 투성이로 헐고 때 묻었으나 성찰의 조각으로 깁기 위해 저녁마다 기도의 빨래를 합니다
이 세상 떠나는 날 부르실 때 입고 당신께 가렵니다
새 것은 아니지만 가장 깨끗한 내 영혼의 옷 비로소 차려입고 나 당신께 가려 합니다.
<영화 ‘엄마’> 땅끝 마을 해남에서도 차를 타고 1시간쯤 들어가야 하는 마을에 살고 있는 우리 엄마(고두심 분)는 나를 낳은 이후로 한번도 차를 타 본적이 없습니다. 차를 타 보기는 커녕, 지나가는 차를 보기만 해도 식은 땀이 줄줄 흐르고 울럼증이 생긴답니다. 엄마는 마흔 살에 나를 낳은 이후부터 어지럼증이 생겼답니다. 그래서 둘째 오빠 제대할 때도 두 시간이나 걸리는 읍내 버스터미널까지 걸어서 마중 나가고, 큰 언니 결혼식에는 무리해서 택시를 탔다가 동네를 채 벗어나기도 전에 포기하고, 결국 혼자 집으로 돌아오기도 했습니다. 28년 전부터 우리 엄마에게 차는 더 이상 쓸모 없는 물건이 되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엄마는 그럴때마다 “나가 늘그막에 너를 날라고 너무 힘을 써버렸당게…”며 허허 웃습니다. 그런 우리 엄마가 생애 첫 모험에 나선다고 합니다…. 그렇게 씩씩했던 우리 엄마가 며칠째 머리를 싸매고 누웠습니다. 나흘 앞으로 다가온 내 결혼식에 꼭 와야 할 이유가 있다는데…… 가는 방법이 막막하다고 합니다. 가족들은 엄마를 위해 배를 타고, 가마를 태우고, 열기구를 띄우고, 수면제까지….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보지만, 결국 엄마가 내 결혼식에 올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하나….걸어서랍니다. 68세 늙은 엄마에게 해남 집에서 목포 결혼식장까지의 이백 리 길은 나흘을 꼬박 걸어야 당도할 수 있는 거리입니다. 결심을 단단히 한 우리 엄마, 말리는 가족들에게 이런 최후통첩을 했습니다. 처음엔 말도 안 된다고 결사 반대를 외치던 가족들도 엄마의 이 한마디에 결국 함께 동행하기로 했답니다. 나흘 뒤에 있을 내 결혼식에 엄마는 무사히 걸어서 도착할 수 있을까요? 드디어 천신만고 끝에 내 결혼식에 걸어오신 울 엄마는 결혼식중 혼주석에 앉아 조용히 잠을 드시는듯 하늘나라로 가시고야 말았습니다... <말씀에 접지하기; 요한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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