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3월11일 *사순 제4주간 월요일(R)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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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병규 | 작성일2013-03-11 | 조회수582 | 추천수14 | 반대(0) 신고 |
“주님, 제 아이가 죽기 전에 같이 내려가 주십시오.”
<한풀 크게 기가 꺾여야>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왕실관리는 든든한 직책 덕에 그 동안 살아오면서 아쉬움이 조금도 없던 사람이었습니다. 주로 청탁을 받아왔지 누구에겐가 청하는데도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당당하게 남 보란 듯이 살아왔고, 마음 한번 먹으면 못할 것도 없는 ‘잘 나가던’ 사람이었습니다.
이런 그였지만, 그에게도 삶의 큰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자신의 생명과도 같은 금쪽같은 아들이 중병에 걸린 것입니다. 아들의 치유를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지만 백약이 무효였습니다.
그간 자신의 힘이 대단한 줄 알았는데, 자신이 지닌 권세면 뭐든 못할 게 없다고 굳게 믿었던 그였는데, 드디어 인간의 힘으로 안 되는 일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한풀 크게 기가 꺾인 그가 드디어,
① 예수님을 찾아 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② 자신을 크게 낮추어, 자존심까지 다 버리고 겸손하게 예수님께 청합니다. “제 아들이 죽게 되었으니 카파르나움으로 내려가시어 고쳐주십시오.”
③ 예수님의 튕기심. 공생활 기간 동안 예수님께서 일관되게 보여주신 태도에 의하면 즉각적인 치유가 이루어져야 당연한 것인데, 예수님께서 한번 튕기십니다. 이는 왕실관리에게 더 강한 믿음, 더 낮은 겸손을 촉구하는 것입니다.
④ 왕실관리의 호응. 예수님의 요청에 왕실관리는 이에 화답합니다. 더 겸손되이, 더 간절하게 예수님께 청하는데, 마침내 ‘주님’이라는 칭호까지 사용하며 청합니다. “주님, 제 아이가 죽기 전에 같이 내려가 주십시오.”
⑤ 예수님 치유의 선포. 이윽고 예수님께서 장엄하게 왕실관리 아들의 소생을 선포하십니다. “가거라. 네 아들은 살아날 것이다.”
⑥ 왕실관리 아들의 구원이 온 집안으로 확산. 왕실관리의 확고한 믿음과 예수님께 대한 절절한 신앙고백으로 인한 선물로 그의 온 집안에 구원이 선포됩니다.
오늘 왕실관리가 보여준 지극한 겸손과 확고한 믿음, 그 결과가 얼마나 좋은 결과를 낳게 하는지 우리는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청하는 바를 결코 나 몰라라하지 않으시는 분입니다. 관건은 우리의 태도입니다. 보다 더 간절한 청, 보다 절실한 자기낮춤, 보다 확고한 믿음을 갖고 청해야 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예루살렘을 당신의 가장 큰 즐거움으로, 그 백성을 가장 큰 기쁨으로 여기셨듯이 우리 각자의 인생을 당신의 가장 큰 즐거움으로, 우리 각자의 영혼을 당신의 가장 큰 기쁨으로 여기십니다.
왕실관리가 보여준 그 간절한 마음, 그 확고한 신앙으로, 사랑스런 자녀다운 마음으로 열심히 청하고 또 청하는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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