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님 마음으로 전례를] 전례에 참여하는 신자들의 자세 레지오는 성모신심의 중심역할을 하며, 본당 안에서도 사목적으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성모님의 군대입니다. 레지오는 본당 안에서 자모이신 성 교회의 모성의 모델이신 성모님 현존의 가장 탁월한 표지입니다. 그러한 레지오의 기도와 선교, 봉사의 보고를 나누는 훌륭한 잡지 레지오 마리애지에 앞으로 1년간 전례에 대해 투고할 수 있어서 참으로 은혜롭게 생각합니다. 교회 활동의 힘이 흘러나오는 원천이자 정점인 전례는 ‘올바른 마리아 신심의 원천이며 정점’이기도 합니다. 이 원고가 우리 레지오 단원들이 전례에 보다 합당하고 기쁘게 능동적으로 참여고, 특히 성모 마리아의 마음과 정신으로 전례에 참여하고 전례를 사랑하며, 그 안에서 성모신심이 올바르게 발전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들어가는 말 “마리아는 하느님의 은총으로 말미암아 혈육을 취하신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어 성자 다음으로 모든 천사와 사람 위에 들어 높임을 받았으며, 그리스도가 영위한 지상 생활의 신비에 깊이 참여하여 아들의 구원 사업에 뗄 수 없도록 결합되어”(전례헌장, 103) 있는 분으로서 ‘상경지례’(上敬之禮)로써 공경 받으신다. 마리아 신심에 있어서 그 공경의 내용은 하느님의 어머니인 거룩한 동정녀 마리아를 존경하고 자녀다운 사랑을 드리며 성자께 전구(轉求)하여 주시기를 간구하고, 하느님의 구원경륜 가운데 마리아가 수행한 특별한 역할에서 드러나는 마리아의 탁월한 덕행을 본받는 일이다. 그런데 마리아 신심은 그리스도로부터 그 기원과 효력을 취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히 표현되며,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령 안에서 성부께로 향하는 것이어야 한다. 교회헌장 66항도 “마리아 공경은 특별한 것이기는 하지만 혈육을 취하신 말씀의 성자가 성부와 성령과 더불어 받으시는 흠숭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며 그 흠숭에 오히려 큰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교회가 인준(認准)한 성모 신심의 여러 형태는 시대와 장소의 조건이나 신도들의 기질과 품성에 따라 다양하였으나 그 모든 형태는 성모가 공경을 받으심으로써 성자가 옳게 이해되시고 사랑과 영광을 받으시며 성자의 계명이 준수되도록 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교회헌장, 66). 그런데 성부와 성령과 더불어 성자 예수 그리스도께 드리는 흠숭에 도움이 되는 올바른 마리아 공경은 무엇보다도 전례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전례 쇄신의 근본 목적이 잘 이해되고 올바로 적용되게 함과 동시에 전례를 더욱 합당하게 부흥시키고자 심혈을 기울였던 교황 바오로 6세는 복되신 동정 마리아 신심의 올바른 방향과 발전을 위해 사도적 권고 ‘마리아 공경(MARIALIS CULTUS)’ 을 내놓았는데, 그 서문에, 교회의 참된 신심으로서 발전되어야 복되신 동정 마리아 신심은 마땅히 ‘그리스도적’이라 불리는 단일한 예배 안에 위치해야 해야 함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바오로 6세에 의하면, 교회가 영과 진리 안에서(요한 4,24)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는 흠숭을 합당히 바쳐 올리고, “하느님의 모친 복되신 마리아께는 비범한 애정으로 공경을 드리며”(전례헌장, 103항), 순교자와 다른 성인들을 경건하게 기념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전례 안에서이다.(‘마리아 공경’, 8) 바오로 6세는 그리스도적 예배의 올바른 발전이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주님의 어머니께 대한 신심도 바르게 증진될 것임을 확신한다. 사실 신심의 역사를 살펴보더라도 건전한 정통 교리의 테두리 안에서 교회가 인준한 성모 신심의 여러 형태들은 그리스도께 드리는 예배에 조화 있게 종속, 의존하면서 발전해왔음을 알 수 있다. 그러면 먼저 전례가 무엇인지, 전례의 본질에 대해 살펴본 후, 교황 바오로 6세, 권고 ‘마리아 공경’(MARIALIS CULTUS)*를 바탕으로 전례 안에 마리아의 위치와 중요성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I. 전례의 본질 1. 전례에 참여하는 신자들의 자세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전례헌장에 의하면 “모든 전례 거행은 사제이신 그리스도와 그 몸인 교회의 활동이므로 탁월하게 거룩한 행위이다. 그 효과는 교회의 다른 어떠한 행위와 같은 정도로 비교될 수 없다.”(7항) “전례는 교회의 활동이 지향하는 정점이며, 동시에 교회의 모든 힘이 흘러나오는 원천이다.”(10항) 따라서 “신자들은 올바른 마음 자세로 거룩한 전례에 참석하여, 자기 마음을 목소리에 맞추어, 천상 은총을 헛되이 받지 않도록 은총에 협력하여야 한다.”(11항)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전 전례는 성직자에게 집중돼 있었고 신자들은 수동적 자세로 임했다. 그러나 공의회 이후 달라져 성직자 중심에서 벗어났다. 헌장은 모든 신자가 의식적이고 능동적인 완전한 전례 참여를 강조한다. 신자들의 능동적 참여는 전례 자체의 본질에서 요구되는 것이요, ‘세례의 힘으로’ 믿는 이들에게 권리이고 책임이다. 신자들에게 있어 전례에의 능동적 참여는 그리스도 정신을 길어 올리는 첫째 샘이며 또 반드시 필요한 샘이다.(14항) 온전한 능동적 참여를 위해서는 내적 이해가 우선돼야 하며 그런 다음 표현, 즉 활동적 참여로 유도해 주어야 한다. 전례는 제대로 알지 못하면 무미건조한 형식주의로 흐르게 된다. 예수님의 구원 업적을 전례 안에서 현실적 사실로 실현시키는 것이 말, 동작, 사물 등 인간 사회에서 사용하고 통용하는 감각적 표지들이다. 이것들의 의미를 잘 알고 전례에 임해야 능동적 참여가 이루어 질 수 있다. 의미 이해와 내면적 준비가 충실해야 환호와 같은 외적 표현이 진실로 터져 나온다. 그런데 미사 때 신자들을 보면 입도 제대로 벌리지 않는 신자들(벙어리 신자)이 있는가 하면, 내적 의미를 생각하지 않고 그저 형식적으로 따라하는 신자들(앵무새 신자)이 있어 안타깝다. 레지오 단원들의 전례 참여 자세는 어떠한가? <다음 호에는 I. 전례의 본질 / 2. 능동적 참여(Participatio actuosa)란 무엇인가? 3. 전례의 본질적 특성이 이어집니다.> * PAULUS PP. VI, MARIALIS CULTUS, LIBERIA EDITRICE VATICANA, 1974: 교황 바오로 6세, 권고 「마리아 공경」(MARIALIS CULTUS),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1986.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20년 1월호, 조영대 프란치스코 신부(광주대교구 용봉동성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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