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은 하느님께서 보내신 가브리엘 천사가
나자렛 고을의 처녀 마리아에게서 구세주가 탄생할 것임을 예고한 날이다.
성경 말씀처럼 동정녀 마리아께서는 하느님의 명을 받은 천사에게
“은총이 가득한 이.”라는 인사를 받으셨고,
이에 마리아께서는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하고 응답하신다.
이러한 순명으로 마리아께서는 예수님의 어머니가 되셨고,
온전한 마음으로 하느님의 구원 계획에 동참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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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루카 1,26-38)
말씀의 초대
이방 민족에게 침공을 받고 다윗 왕실이 불안해할 때,
이사야 예언자는 “주님께서 몸소 여러분에게 표징을 주실 것입니다.
보십시오, 젊은 여인이 잉태하여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할 것입니다.”라고 예언한다. ‘
임마누엘’이란 “하느님께서는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뜻이다(제1독서).
예수님께서 우리 죄를 위하여 몸소 속죄의 제물이 되셨고,
구약의 제사를 완성하시어 우리가 거룩해지도록 하셨다(제2독서).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이라는 작은 고을에 사는 마리아에게 가브리엘 천사가 나타나,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하고 전한다.
마리아는 이제 하느님께 선택받은 여인으로서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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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본당을 돌아보면 매일매일 교리실마다 레지오 단원들이 모여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탁자 위에 조그만 성모상 하나, 꽃 한 송이 마련해 놓고 묵주를 손에 잡고 정성스럽게
기도하고 있습니다.
아무도 봐 주지도 않는 후미진 작은 교리실에서 이들이 바치는 기도 소리가 참 아름답게 들립니다.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의 가난한 시골 처녀, 그저 흔한 이름에 불과했던 마리아.
하느님께 기도하며
풀꽃처럼 살던 보잘것없는 이. 이 작은 이 안에 세상을 구원하실 메시아께서 잉태되십니다.
보일 듯 말 듯, 여리고 가난한 작은 이의 소박한 기도 속에서 세상 구원의 역사가 열렸습니다.
성모님의 영성을 따르는 사람들은 성모님처럼
세상의 구원을 위해 풀꽃처럼 사는 사람들입니다.
마치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 나오는 말처럼,
‘사막 어디엔가에서 사막을 아름답게 해 줄 우물’이 되는 것입니다.
저 산을 생기 있게 해 줄 ‘이름 모를 풀꽃’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보이지 않는 그들의 기도는 교회의 ‘영적 우물’이 되고,
교회 영성의 ‘향기’가 되는 것입니다.
세상의 평화와 구원은 영웅호걸이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닙니다.
묵주 한 알 한 알 정성스럽게 넘기며 기도하는 소박한 사람들이 일구어 내는 것입니다.
나자렛 성모님의 모범을 배운다면, 우리가 모두 작은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출처] 2011년 3월 25일 금요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작성자 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