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소나무신부와 함께 하는 마음의 산책(5/9부활 제6주간 목요일 복음묵상)
작성자신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3-05-09 조회수455 추천수8 반대(0) 신고
소나무 신부와 함께 하는 마음의 산책

2013년5월9일 부활 제6주간 목요일 복음묵상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요한16,20)
----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어떤 근심이 기쁨으로 바뀐다고 말씀하시는 것일까?
문맥상, 예수님께서는 예정된 십자가의 죽음을 맞이하시기 위해 고통의 시간을 맞이해야 하며, 당신을 잃은 제자들은 온갖 근심과 두려움에 빠지게 될 것이라는 말씀이다. 하지만 당신께서는 곧 부활하시어 제자들에게 나타날 것이니 그 근심이 기쁨으로 바뀔 것이라는 말씀이다. 사실 말씀대로 이루어졌음을 우리는 안다.

오늘은 근심 혹은 걱정이라는 말에 대해 함께 묵상해보고 싶다.

근심 걱정 없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까?
답은 “누구도 그럴 수 없다”이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한. 다양한 근심거리는 우리 앞에 항상 주어진다.
걱정거리가 있는 한, 걱정을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우리의 반응이다.
피하려고 해서 피해지는 것도 아니고, 잊으려고 해서 잊혀지는 것도 아니다.
인간이 무엇인가를 걱정한다는 것은 하나의 생존 조건이라고 보아도 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근심거리를 만났을 때, 그저 근심하면서 어두운 시간을 보내며 살아야만 하는가?
아니다. 그렇지 않다.
우리는 정말로 많은 시간을 필요 없거나 소용 없는 걱정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먼저 근심할만한 것에 근심을 하고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걱정할만한 것을 가지고 걱정하고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즉, 걱정에도 가치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일단 어느 것이든 근심거리가 되면 어쩔 수 없이 근심을 해야만 한다.
그러니, 먼저 내 눈 앞에 있는 근심거리가 정말로 의미가 있고 가치가 있는 근심거리인지를 식별해야 한다.
이런 작업이 있어야만 의미 없는 걱정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가치가 있는 걱정이고 무엇이 가치가 없는 걱정인가?
여러 표현이 가능하겠지만, 내 스타일로 이야기하고자 한다.
걱정의 이유가 그리고 목적이 아름답다면 가치가 있다.
걱정의 이유가 우리의 부정적인 약함에서 나오는 것이라면 그것은 벗어나야 한다.

자연스러운 늙음을 타인에게 보이기 싫어하는 걱정은 어리석은 걱정이다.
누군가가 미워서 힘들어 하는 걱정은 자신을 더욱 피폐하게 만드는 걱정이다.
이런 걱정에서는 가능하면 자유로워져야 한다.
삶과 죽음 그리고 영원에 관한 걱정은 아름다운 걱정이다.
삶의 가치나 선과 사랑을 위한 걱정은 아름다운 걱정이다.
올바른 생존을 위한 걱정도 아름다운 걱정이다.
이런 걱정은 아프더라도 반드시 해야만 한다.

사람에 따라 늘 걱정을 안고 사는 사람들이 있고,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여유를 잃지 않고 긍정적으로 어려움을 이겨내려는 사람들이 있다.
가치가 있는 걱정거리라면 정면 승부하는 거다.
하지만 가치가 없는 걱정거리라면 자유로워지려는 연습이 필요하다.
여기서 정면 승부라는 것은 복음적인 눈으로 그 어려움을 바라보고,
그 안에서 이겨낼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스스로 할 수 있는 힘을 다한 후에는 하느님께 맡겨드리는 것이다.
----

(근심이라는 우리말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았다. ‘근심’은 ‘해결되지 않은 일 때문에 속을 태우고 우울해 함’이라고 나와 있고, 비슷한 의미로 사용하고 있는 ‘걱정’은 ‘어떤 일이 잘못될까 불안해하며 속을 태움.’이라고 나와 있다. 그래서 다른 언어 번역본들도 찾아보았다. 일본어는 悲しみ(까나시미; 슬픔), 영어는 Grief(비탄, 비통),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는 Tristeza(슬픔), 이탈리어는 Afflizione(고뇌), 라틴어는 Tristitia(슬픔, 우울, 침체)라는 단어를 각각 사용하고 있었다. 모두가 대동소이하고, 반가운 단어는 아님에 분명하다. 하여 오늘 묵상에서 나온 근심과 걱정은 같은 의미로 사용했음을 알려드린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