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놔두고 따르기 -포기와 신뢰- 2013.5.28 연중 제8주간 화요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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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명준 | 작성일2013-05-28 | 조회수533 | 추천수5 | 반대(0) 신고 |
2013.5.28 연중 제8주간 화요일 집회35,1-15 마르10,28-31
-포기와 신뢰-
사람이 되는 것이 우선입니다.
사제가 수도자가 되기 이전에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수도원에 온 것도 ‘무엇을 하기위해(to do)’가 아니라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라.”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명당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착하게 살다가 죽은 이들이 묻힌 곳이 명당입니다.
봄, 여름, 가을, 계절 따라 익어 원숙, 성숙해 가는 둥근 마음 둥근 삶인지요. 저절로 익어가는 열매가 아니듯
그렇다 하여 누구를 닮으라는 것도 아닙니다. 자비로운 사람이, 거룩한 사람이 되어 갈수록 참 나의 실현입니다.
“성격은 바뀌지 않습니다.
현대인들의 위기는 바로 자존감의 위기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하느님은 이런 사람을 보십니다. 제물을 보시는 게 아니라 사람을, 삶을 보십니다.
집회서의 말씀대로
“악을 멀리하는 것이 주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것이고,
바로 이 말씀에서
주님은 이런 하느님 보시기에 참 좋은 사람이 되는 길을 베드로의 고백에서 분명히 드러납니다.
“보시다시피 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스승님을 따랐습니다.”
버리고 따르기가 한 세트를 이룹니다. ‘버리다’의 어원은 희랍어로 ‘아피에미(afiemi)’로 그러니 ‘버리고 따르기’보다는 주님을 사랑하고 신뢰하여 세상이나 사물, 사람들을 그냥 놔두고
놔두고 따름에 앞서 주님께 대한 사랑과 신뢰가 전제되고 있음을 봅니다. 주님께 대한 사랑과 신뢰의 힘이 그러니 자기를 버리고 주님을 따르라는 말씀은 자기를 놔두고,
자기(self)에 대한 치유와 처방은 주님의 은총만으로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놔두고 따르기의 삶이 모든 영성훈련과 수행의 중심임을 깨닫습니다.
우리의 '수도승다운 생활(conversatio morum)'의 수행도 세상이나 사물, 사람이나 자기를 있는 그대로 놔두고 주님을 따를 때
이런 삶 자체가 놀라운 축복입니다. 세상을 버리고 주님을 따라 수도생활에 정진하고 있는 우리들 역시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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