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하느님께서 10배로 100배로(희망신부님의 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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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은영 | 작성일2013-07-04 | 조회수477 | 추천수3 | 반대(0) 신고 |
하느님께서 10배로 100배로(마태 9, 1-8)
자녀가 넷이 있는 한 자매가 찾아왔습니다. "아이가 넷인데 또 임신했어요. 신부님, 아이를 지우면 안 될까요?"
저는 단호하게 안 된다고 말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생명의 주인은 하느님이십니다. 자매님이 그 아이를 낳으시면 하느님께서 10배로 100배로 축복을 주실 것입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그 자매님은 아이를 낳았고, 이제는 벌써 첫돌을 지냈습니다. 얼마 전에는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직장을 구해달라고 했습니다. 마침 신학교에 빈자리가 있어서 그곳을 소개해주었습니다. 수녀님께 부탁을 드리고 당연히 직장을 얻게 될 것으로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성당에서 그 자매님이 눈이 붉어진 상태로 나왔습니다. 왜 그러냐고 했더니 다른 분이 일하게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자매님은 제가 가르쳐준 대로 너무 속상해서 몇 시간동안 예수님께 "저에게 이러실 수 있습니까? 예수님!" 하고 따지면서 울고 불며 기도했다는 것입니다.
저는 난감했습니다. 속으로 "어쩌죠, 예수님! 제가 주님을 믿고 축복에 대해서 말씀을 드렸는데 참 난감하네요. 사실 겨울부터 직장을 구해달라고 했는데......"
다음날 자매님이 웃으면서 찾아왔습니다. "어제 신랑이 늦게 들어왔는데요, 회사에서 중요한 회의가 있었대요. 회사가 합병을 하는데 월급을 자기가 일해서 받는 것보다도 더 많이 받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저는 남편이 더 바빠져서 가족을 더 열심히 챙겨야 한다고 합니다. 예수님한테 창피해죽겠어요. 뭐라고 말씀드리죠?"
오늘 아침 묵상시간에 문득 이 자매님 얼굴이 떠오르며 하느님의 사랑에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아브라함 시대에 이방 민족들의 신앙의 최고 행위는 자식을 잡아 봉헌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느님께서도 아브라함에게 늘그막에 자식을 주셨고 이제 그 자식을 봉헌하라고 합니다. 아브라함은 하느님께 기꺼이 봉헌합니다.
이사악의 "아빠, 불과 장작은 여기 있는데, 번제물로 바칠 양은 어디 있습니까?" 하고 묻는 내용이 또한 눈시울을 뜨겁게 합니다. "차라리 말을 하지 말고 가만히나 있지, 네가 애비 가슴에 못을 박는구나..." 라고 아브라함이 속으로 생각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자비로우신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이사악을 살려주실 뿐만 아니라 '나는 너에게 한껏 복을 내리고, 네 후손이 하늘의 별처럼, 바닷가의 모래처럼 한껏 번성하게 해 주겠다. 세상의 모든 민족들이 너의 후손을 통하여 복을 받을 것이다.' 라고 말씀해주십니다.
그 뿐만 아니라 하느님께서는 우리 인류 구원을 위하여 자신의 외아드님을 우리에게 제물로 내어주십니다. 세상에 피조물을 위해서 자신의 외아들을 내어줬다는 신은 들지도, 보지도 못했습니다. 바로 우리가 믿는 하느님이 그런 하느님이십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혹은 원하지 않는다고, 자녀 키우기 힘들다고 낙태를 합니다. 교회는 수정되는 순간부터 인간의 생명이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생명이라고 해서 그렇게 마음대로 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들것에 싫고 온 중풍병자에게 '네 병이 낳았다고 말씀하시지 않고 네 죄는 용서받았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죄를 용서해주시기 위해서 오신 예수 그리스도께 우리도 우리의 죄를 용서해달라고 고백해야 합니다.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빼마시듯이 그렇게 기계적이고 의례적인 용서를 청하는 것이 아니라 네 사람이 들것을 들고 지붕으로 올라가 줄에 매달아 내리는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죄 많은 여인이 눈물로 예수님의 발을 닦아드리고, 향유를 발라드리는 것처럼 그렇게 인격적인 만남, 인격적인 참회가 필요합니다.
아브라함이 이사악을 묶어 제단 장작 위에 올리고 칼을 들어 죽이려 하는 믿음과 고통을 통해서 하느님의 사랑을 만났던 것처럼, 우리도 이미 지은 죄들과 자신이 낙태를 시킨 태아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청하며 기도도 해주고 한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주님께 용서를 청할 때 우리의 영혼은 참되게 예수님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사랑의 하느님 저희가 받은 은총의 선물들과 이미 지은 죄들을 아브라함처럼 믿음과 고통으로 봉헌하오니 저희를 받아주시고 축복해주소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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