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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소나무신부와 함께 하는 마음의 산책(7/5 연중 제 13주간 금요일 복음묵상)
작성자신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3-07-05 조회수590 추천수9 반대(0) 신고
소나무 신부와 함께 하는 마음의 산책

2013년7월5일 연중 제13주간 금요일 복음묵상

“너희는 가서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다.’ 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지 배워라.” (마태오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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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일이나 쪽지로 상담을 청하는 분들이 있다.
주제야 다양하지만, 그 중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것이 ‘교회와 돈’에 관련된 이야기다.
각종 헌금, 기부금, 교무금 그 밖의 여러 형태의 갹출금 등으로 인해 생겨나는 어려움들에 대한 상담이다.
대부분이 상처를 받았다는 말씀들을 하신다.
그리고 공동체에서 무시당하고 싶지 않아서 무리라도 해야 할 듯 하다는 서글픈 내용이다.

오늘은 조금은 원칙적인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한 마디로 교회도 돈이 없으면 움직여지지 않는다.
즉 돈을 필요로 하는 경제적 사회라는 뜻이다.

하지만 돈이 목적이 되거나 돈이 우선적으로 움직여진다면 그것은 교회가 아니라 악이다.
돈으로 인해 어느 누구라도 소외를 당하거나 차별을 당한다면 교회가 존재하는 이유를 완전히 거스르는 작태다.
교회의 돈에는 반드시 복음적인 목적이 있어야 그 존재 가치가 있다.
최소한 돈 때문에 신앙생활을 하기 어렵다는 사람들이 생산되는 환경은 있어서는 안 된다.

교회는 복음적 가난을 늘 이야기 해왔다.
복음적 가난이란 한마디로 돈이 사람 위에 서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말한다.
최소한 먹을 것이 없어서 죽어가는 아이들이 있는 세상.
그 악과 싸워야 하는 모범을 보여야 하는 곳이 교회이다.

나 역시 가난을 실천하지 못하고 산다.
없어서 굶은 적도 없고, 없어서 자존심 구긴 적도 없다.
적당히 타협하면서 필요한 것들은 모자람 없이 가지고 산다.
그래서 늘 자유롭지도 편하지도 않은 구석이 있음을 인정한다.
수없이 버리는 연습도 한다고 하는데, 시간이 지나면 어느새 짐이 잔뜩 쌓이고 만다.
물론 언젠가는 손에서 모두 내려놓을 날이 있기를 희망한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라 하셨다.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이 말하는 희생 제물이란 자신의 희생을 지불한 제물이 아니라 애꿎은 가축들의 피였다.
가축이란 돈을 의미했다. 결국 돈을 손에서 내려놓는 것을 희생이라는 표현을 쓴 것이다.

희생이라는 단어는 사랑에서만 허락되어야 한다.
당연히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께 드려야 할 참된 제사, 참된 봉헌의 의미를 말씀하실 수밖에 없었으리라.
자비라 하셨다. 사랑이라 하셨다.

우리를 통해서 만들어지는 사랑이 가장 그분을 기쁘게 해드리는 제물이 됨을 잊어서는 안 된다.
조건 없이 교회는 사회가 말하는 약자들의 편에 서야 한다.
교회는 교회다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구성원인 우리가 그분의 자녀들답게 살아야 한다.

이틀 전 사도 토마스 축일 미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하신 강론말씀의 일부를 소개하고자 한다.

“살아계신 하느님을 만나기 위해서, 우리는 굶주리고 가난하고 병들고 감옥에 갇힌 우리의 형제들 안에 계시는 예수님의 상처에 부드럽게 입을 맞추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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