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의정부에 사시는 어머니께서 전화를 하셨습니다. 정수기가 고장이 났는데 고객센터에 전화를 해도 등록이 되질 않아서 고쳐주지 않는다고 하십니다. 저는 어머니의 전화를 받고 고객센터에 전화를 했습니다. 저의 전화번호, 의정부 어머니 집 전화번호, 어머니의 핸드폰 번호를 입력해도 검색이 되질 않는다고 합니다. 저는 10번 정도 전화를 하면서 약간 짜증도 내고, 정수기를 팔 때는 그렇게 친절하더니,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항의를 하였습니다. 고객센터 직원은 모두 친절하게 받아 주셨습니다. 고객님의 전화번호가 등록이 되지 않았고, 검색이 되질 않아서 자기들로서는 어떻게 할 수가 없다는 답변이었습니다. 저는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따졌고, 어떻게든 고쳐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시간이 좀 지났는데 어머니가 전화를 하셨습니다. 제게 알려준 고객센터 전화번호는 다른 회사 전화번호였다고 합니다. 자세히 찾아보니 정수기 회사의 고객센터 전화번호가 또 있어서 전화를 했더니 내일 오후에 수리를 해 주겠다고 했답니다. 저는 한 시간 동안 엉뚱한 회사에다 전화를 했고, 그 회사 직원은 비오는 날인데도 저의 전화를 정말 친절하게 받아 주셨습니다. 다른 회사에 전화를 했으니 당연히 등록이 되질 않았을 것이고, 상담원들도 참 난처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어머니의 말만 듣지 말고, 제가 좀 더 자세히 알아보았다면 쉽게 해결될 수 있었는데, 저의 불찰이었습니다.
예전에 전주로 가는 기차를 타고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손님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승무원이 안내를 하였습니다. 이 기차는 부산으로 가는 기차니까, 다른 곳으로 가시는 분들은 내리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분명히 전주로 가는 기차로 알고 있었고, 승객들도 모두 그렇게 알고 있었습니다. 한 승객이 승무원에게 이렇게 말을 하였습니다. 이 기차는 전주로 가는 기차인데 승무원께서는 어느 기차에 탑승했는지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승무원이 자신이 착각을 했다고 말하면서 부산가는 기차를 찾아 갔습니다. 승무원도 자신이 탑승해야 할 기차를 착각했던 겁니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기차를 잘못타면 목적지를 향해서 갈 수 없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씨 뿌리는 사람’의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씨만 뿌린다고 모두 열매를 맺는 것이 아닙니다. 씨를 뿌리는 것에도 몇 가지 조건이 함께 해야 합니다. 첫째는 씨 뿌리는 시기입니다. 아무리 좋은 씨도 파종의 시기를 놓치면 열매를 맺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농부들은 파종의 시기를 기다렸다가 씨를 뿌립니다. 둘째는 기름진 땅에 뿌려야 합니다. 자갈밭이나, 길가에 뿌려서는 제대로 열매를 맺을 수 없습니다. 셋째는 기다리는 것입니다. 어떤 것도 뿌리면서 바로 열매를 맺는 것은 없습니다.
오늘부터 수련장에는 ‘여름캠프’가 시작됩니다. 4번에 걸쳐서 1,000여명의 어린이들이 수련장을 찾아옵니다. 여름캠프가 좋은 결실을 맺으려면 역시 몇 가지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첫째는 안전입니다. 아이들은 생각하고 행동하기 보다는 먼저 행동하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아무런 사고가 없도록 늘 살펴야 합니다.
둘째는 기도입니다. 우리의 모든 것을 아시는 주님께 캠프가 잘 마쳐질 수 있도록 기도하는 것입니다. 수련장의 식구들은 지난 9일 동안 매일 지향을 두고 기도를 하였습니다.
세 번째는 교사들의 협조와 단합입니다. 우리 모두는 여름캠프가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서로 도와주고, 항상 웃는 모습으로 아이들을 대해야 합니다. 그렇게 한다면 2013년도의 여름캠프도 풍성한 결실을 맺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묵상 글을 읽는 가족들께서도 용문 수련장의 여름캠프가 잘 마쳐질 수 있도록 기도해 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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