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무심코 내 뱉은 말 한마디가 씨가 되어.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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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유웅열 | 작성일2013-10-31 | 조회수574 | 추천수0 | 반대(0) 신고 |
무심코 내 뱉은 말 한 마디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수없이 뿌려놓은 말의 씨들이 어디서 어떻게 열매를 맺었을까 조용히 헤아려 볼 때가 있습니다
무심코 뿌린 말의 씨라도 그 어디선가 뿌리를 내렸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왠지 두렵습니다 더러는 허공으로 사라지고 좋은 열매를 또는 언짢은 열매를 맺기도 했을 언어의 나무
내가 지닌 언어의 나무에도 멀고 가까운 이웃들이 주고 간 크고 작은 말의 열매들이 주렁주렁 달렸습니다
둥근 것 모난 것 밝은 것 어두운 것 향기로운 것 그 주인은 잊었어도 말은 죽지 않고 살아서 나와 함께 머뭅니다
살아있는 동안 참 많은 것도 같고 적은 것도 같고 그러나 말이 없이는 단 하루도 살 수 없는 세상살이 매일매일 돌같이 차고 단단한 결심을 해도 슬기로운 말의 주인이 되기는 얼마나 어려운 지 하나의 말을 잘 탄생시키기 위하여
헤프지 않으면서 풍부하고 경박하지 않으면서 유쾌하고 과장하지 않으면서 품위 있는 한마디의 말을 위해 때로는 진통 겪는 어둠의 순간을 이겨내게 하소서
내가 이웃에게 말을 할 때에는 하찮은 농담이라도 함부로 지껄이지 않게 도와 주시어 좀더 겸허하게 좀더 인내롭고 좀더 분별 있는 사랑의 말을 하게 하소서
나만의 새로운 마음, 깨어 있는 마음 그리고 감사한 마음으로 내 언어의 집을 짓게 하시어 해처럼 환히 빛나는 삶을 노래처럼 즐거운 삶을 당신의 은총 속에 이어가게 하소서..
이 해인 수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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