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좋은 삶, 좋은 죽음 - 2013.11.19 연중 제33주간 화요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11-19 조회수487 추천수9 반대(0) 신고

2013.11.19 연중 제33주간 화요일, 마카베오기 하6,18-31 루카19,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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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삶, 좋은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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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신비는 하느님의 신비입니다.

좋은 삶과 좋은 죽음을 통해 환히 들어나는 좋으신 하느님입니다.

이웃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이 좋은 삶, 좋은 죽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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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공동체 소풍 때 잠시 들렸던 곳에서의 느낌도 참 좋았습니다.

왜 마음이, 기분이 좋을까 생각하다가 순간 깨달은 사실은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났기 때문에 마음이 환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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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궁벽한 곳에서 단순소박하게 사는 어느 착한 부부와

수도생활을 하는 두 분의 좋은 수녀님들이었습니다.

좋은 사람, 좋은 삶 자체가 최고의 환대임을 깨닫습니다.

참으로 어떤 소풍보다도 마음이 넉넉했던 늦가을 소풍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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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오늘 복음에서는 좋은 사람, 자캐오에 대해 묵상했고,

독서에서는 율법학자 엘아자르의 좋은 죽음, 거룩한 죽음에 대해 묵상했습니다.

세관장이자 부자인 자캐오는 외관상 오해의 소지가 있을지 모르지만

참 좋은, 사랑스런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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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을 찾는 좋은 열정이 있어 좋은 사람입니다.

이런 자캐오의 심중을 꿰뚫어보신 주님이요

이런 좋은 이들 안에 거처를 마련하시는 주님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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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캐오야, 얼른 내려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겠다.”

신뢰와 사랑이 가득 담긴 주님의 음성 자체가 자캐오에겐 그대로 구원체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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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을 기쁘게 환대한 자캐오의 반응이 놀랍습니다.

“보십시오, 주님!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주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른 사람 것을 횡령했다면 네 곱절로 갚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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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을 완전히 비운 참 좋은 사람, 자캐오입니다.

이런 좋은 삶 자체가 그대로 구원입니다.

주님의 즉각적인 구원선언입니다.

“오늘 이 집에 구원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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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을 찾는 갈망이, 주님과의 만남이 좋은 사람, 좋은 삶으로 변화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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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골똘히 생각하는 게 삶과 죽음, 있음과 없음의 차이가 무엇인가에 대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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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이 빠진 단조로운 반복의 무의미한 삶이라면

살아있으나 죽어있으나, 있으나 없으나 별 차이가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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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캐오가 주님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그 삶 참 무의미하고 허무했을 것입니다.

우리 역시 주님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지금 어디서 어떻게 지내고 있을 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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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은 주님을 만남으로 그 운명이 바뀐 이들의 기록입니다.

주님을 만났기에 좋은 삶, 아름다운 삶, 거룩한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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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삶의 양이 아니라 삶의 질입니다.

주님과 깊어지는 사랑의 관계가 좋은 삶, 아름다운 삶, 거룩한 삶으로 변모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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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내용은 베네딕도 규칙이 다음과 같이 아름답게 묘사합니다.

“즉시 놀래어 좁게 시작하기 마련인 구원의 길에서 도피하지 말아라.

그러면 수도생활과 신앙에 나아감에 따라

마음이 넓어지고

말할 수 없는 사랑의 감미로써 하느님의 계명들의 길을 달리게 될 것이니,…”

(성규머리4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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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삶, 아름다운 삶, 거룩한 삶 있어 좋은 죽음, 아름다운 죽음, 거룩한 죽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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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갑자기 이런 삶, 이런 죽음이 아닙니다.

축적된 내공과 주님의 은총이 있어

이런 좋은 삶 좋은 죽음, 아름다운 삶 아름다운 죽음, 거룩한 삶 거룩한 죽음이요

이보다 이웃에게 줄 수 있는 좋은 선물도 없습니다.

바로 더럽혀진 삶보다는

명예로운 죽음을 택한 오늘 1독서의 엘아자르가 그 좋은 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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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는 이 삶을 하직하여 늙은 나이에 맞갖은 내 자신을 보여 주려고 합니다.

또 나는 숭고하고 거룩한 법을 위하여

어떻게 기꺼이 그리고 고결하게 훌륭한 죽음을 맞이하는지

그 모범을 젊은이들에게 남기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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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젊은이들뿐 아니라

온 민족에게 자기의 죽음을 고결함의 모범과 덕의 귀감으로 남기고

순교의 죽음을 맞이한 엘아자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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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시간

자캐오처럼 당신을 환대하는 우리 모두에게

좋은 삶을 살 수 있는, 좋은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은총을 주십니다.

좋은 삶, 좋은 죽음에 정성껏 봉헌하는 매일미사보다 더 좋은 수행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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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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