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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왕 중의 왕이신 그리스도 - 2013.11.24 주일 그리스도 왕 대축일(성서주간),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11-24 조회수447 추천수10 반대(0) 신고

2013.11.24 주일 그리스도 왕 대축일(성서주간), 사무엘 하5,1-3 콜로1,12-20 루카23,35ㄴ-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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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중의 왕이신 그리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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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그리스도 왕 같은 위대한 지도자가 그리운 시대입니다.

지도자 한 번 잘 못 뽑으면 국민들이 얼마나 큰 고통을 겪는지

우리는 체험을 통해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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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그리스도 왕 대축일이자 연중 마지막 제34주일로

이 주간은 성서주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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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축일의 제정 시기가 흥미롭습니다.

1925년 교황 11세 때 제정된 대 축일로

이때는 1차 대전이 끝난 직후 아주 민심이 흉흉하던,

모두가 삶의 중심과 의미를 잃고 심리적 공황을 겪던 때였습니다.

바로 이때

우리 삶의 중심이자 의미는 그리스도임을 천명하며 제정한 그리스도 왕 대축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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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역시 내적 상황은 그때나 흡사합니다.

모두가 신자본주의 광풍 아래 중심을 잃고 헤매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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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수도자들은

새벽 성무일도 시 왕 중의 왕이신 그리스도를 고백하며 힘차게 노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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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중의 왕이신 그리스도께, 어서 와 조배 드리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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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 떠오르는 태양이라 일컬어지는 분을,

그는 옥좌에 앉아 다스리시며 모든 민족에게 평화를 전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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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은 땅 극변까지 찬양을 받으시고 평화를 이룩하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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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시편 한 대목도 새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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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가 꽃피는 그의 성대에, 저 달이 다하도록 평화 넘치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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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의 왕, 평화의 왕이신 그리스도입니다.

강압적 독재와 통치의 왕이 아니라 겸손과 온유, 섬김과 비움의 왕인 그리스도입니다.

진정 이런 그리스도 왕을 우리 삶의 중심에 모시고 살 때

세상 모든 우상들의 노예 살이 로부터의 해방되어 자유롭고 행복한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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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평화로운 삶을 원하십니까?

진정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원하십니까?

답은 그리스도님을 왕으로, 삶의 중심으로 모시는 길 하나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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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그리스도 왕 대축일, 주님께서 주시는 세 가지 깨우침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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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끊임없이 회개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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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은 회개의 여정입니다.

회개해야 삽니다.

회개해야 눈이 열려 그리스도께서 참 왕이심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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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살지만 그리스도 왕국에 살고 있는 2차원의 삶을 살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세상 시민이지만 하늘나라 시민들인 우리들입니다.

이를 깨달아야 삭막한 세상에서도 초연한 자유를 누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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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내 백성 이스라엘의 목자가 되고, 이스라엘의 영도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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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독서의 주님께서 다윗을 두고 하신 말씀에서

회개한 영혼들은 바로 다윗이 그리스도 예수님의 예표임을 깨닫습니다.

이스라엘뿐 아니라 온 인류의 목자이자 영도자이신

새 다윗, 그리스도 왕임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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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을 보십시오.

십자가에 달린 그리스도가 왕임을 알아 본 사람은 단 하나,

예수님 곁에 있던 회개한 영혼 죄수 하나뿐 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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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들은 그분을 보며 빈정거렸고 군사들은 그분을 조롱하였습니다.

심지어 예수님과 함께 매달린 죄수 하나도,

“당신은 메시아가 아니시오? 당신 자신과 우리를 구원해 보시오.”하며

그분을 모독했습니다.

모두가 무지에 눈이 멀어 예수님이 왕이심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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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다른 죄수는 회개로 눈이 열려 그분을 진정 메시아이며 왕이심을 알아봤습니다.

“같이 처형을 받는 주제에 너는 하느님이 두렵지도 않으냐?

우리야 당연히 우리가 저지를 짓에 합당한 벌을 받지만,

이분은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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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나서 그리스도 왕께 겸손히 간청의 기도를 드립니다.

“예수님, 선생님의 나라에 들어가실 때 저를 기억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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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각적인 예수님의 확답입니다.

“내가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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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예수님 곁에 있는 죄수뿐 아니라 회개한 모든 영혼들에게 주시는 복음입니다.

회개한 영혼들에겐 어제도 내일도 아닌 오늘 지금 여기가

그리스도 왕과 함께 하는 낙원이자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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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끊임없이 그리스도께서 온 우주만물의 왕이심을 고백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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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바오로가 들려주는 그리스도 찬가가 참 장엄하고 웅대합니다.

그 스케일이 장대하여 온 우주역사를 망라합니다.

초대교회 신자들은 물론

우리 수도자들도 매 수요일 저녁기도 때마다 바치는 그리스도 왕 찬가입니다.

그러니 거의 2천년 동안 끊임없이 그리스도 왕 찬가를 바쳐 온 가톨릭교회입니다.

우리의 좁은 시야를 온 우주만물을 넘어 영원까지 확장하는 그리스도 왕 찬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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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은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모상이시며, 모든 피조물의 맏이이십니다.

하늘에 있는 것이든 땅에 있는 것이든, 보이는 것이든 보이지 않는 것이든,

왕권이든 주권이든 권세든 권력이든,

만물이 그분을 통하여, 또 그분을 향하여 창조되었습니다.

만물은 그분 안에서 존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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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 안에서, 그분을 통하여, 그분을 향하여 창조되고 존속되는

우주 만물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그리스도 왕 그분은 우리의 삶의 중심이자 존재이유임을 천명하는 고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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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하느님께서는 기꺼이 그분 안에 온갖 충만함이 머무르게 하셨습니다.

그분 십자가의 피를 통하여 평화를 이룩하시어

땅에 있는 것이든 하늘에 있는 것이든,

그분을 통하여 그분을 향하여 만물을 기꺼이 화해시키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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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충만함, 평화, 화해가 어디서 기원하는 지, 보여줍니다.

바로 십자가에 죽으시고 부활하신 그리스도 왕

그분 없이는 충만함도, 평화도, 화해도 없음을 깨닫습니다.

그리스도 왕 그분 안에서, 그분을 통하여, 그분을 향할 때

충만한 삶이요 평화의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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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을 잊었기에 허무와 전쟁, 불화의 삶입니다.

이어 놀랍게도 그리스도 왕 그분은 당신 몸인 교회의 머리이심을 고백합니다.

그리스도 왕이 우리 교회의 머리이시라니

얼마나 놀랍고 고맙고 은혜로운 고백인지요.

그리스도 왕 찬가의 현실이 그대로 실현되는 은혜로운 이 거룩한 미사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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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끊임없이 성경을 읽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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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를 모르면 그리스도를 모르는 것입니다.

성 예로니모의 말씀입니다.

성서를 읽어야 그리스도 왕임을 깨달아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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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그리스도 왕 대축일은

바로 2012년 10월 11일부터 시행되었던 ‘신앙의 해’를 마감하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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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신앙의 해 일 년 동안 그분의 말씀을 중심으로 생활하였는지요.

하여 교회는 연중 마지막 34주간을 성서주간으로 정하여

집중적으로 성서를 읽으며 묵상할 것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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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값싼 은총, 값싼 평화는 없습니다.

성서 공부 역시 항구한 노력을 요구합니다.

우리 신앙이 약하고 메말라 있다면

그것은 영혼의 양식인 성경을 가까이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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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주교회의 성서위원회는 성서주간을 맞이하여 정한 주제 성구는

‘우리는 그분 안에서 살고 움직이며 존재합니다.’(사도17,28)입니다.

주님 안에서 살고 움직이며 존재함을 깊이 깨닫게 하는 성서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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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시헌장 21항은 다음과 같이 천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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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는

성경 안에서 사랑으로 당신 자녀들과 만나시며 그들과 함께 말씀을 나누신다.

하느님의 말씀은 교회에는 버팀과 활력이 되고,

교회의 자녀들에게는 신앙의 힘, 영혼의 양식

그리고 영성생활의 순수하고도 영구적인 원천이 되는 힘과 능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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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삼석 주교님은

성서주간 담화문에서 다음과 같이 성서공부 및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하느님의 말씀은

우리가 애써 들어야 하는 단순한 ‘인식대상’이 아니라

몸과 마음으로 살아내야 하는 ‘실천대상’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음식을 먹음으로써 힘을 내고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하느님의 말씀도 몸소 받아들이고

구체적으로 실천해야 구원의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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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교회는 신자들에게 항구한 성독, 렉시오 디비나 수행을 권장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힘이 있고 살아있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통해 하느님을 만납니다.

그러니 하느님의 힘은 말씀의 힘이고 하느님의 맛은 말씀의 맛입니다.

하느님의 위로는 말씀의 위로이고 하느님의 치유는 말씀의 치유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을 말씀을 사랑하고 실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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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영혼의 위로와 치유에 하느님의 말씀보다 더 좋은 식(食)과 약()은 없습니다.

끊임없이 성경을 읽지 않아 영혼의 영양실조입니다.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맛보고 깨닫는 첩경도 바로 말씀 맛입니다.

입맛을, 살맛을 돋우는 말씀 맛입니다.

그리스도 왕 대축일에 주님께 드릴 최고의 선물 역시 항구한 성경읽기의 수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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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그리스도께서 진정 우리의 왕이심을 고백하는 그리스도 왕 대축일입니다.

상식과 정의가 실종된 가치전도의 어지럽고 혼란한 세상입니다.

길이며 진리이며 생명이신 그리스도 왕은

우리 삶의 중심이자 의미이며, 방향이자 목표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왕이심을 망각할 때 정체성의 상실에 복잡하고 혼란한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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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시간,

그리스도 왕을 삶의 중심으로 고백하며 모시는 우리 모두에게

풍성한 축복을 내려주시며 말씀하십니다.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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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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