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의 함락과 유다의 패망이라는 비극적인 역사의 시대에 살았던
12소예언서의 하나인 하바쿡서의 저자인 성 하바쿡(또는 하바꾹) 예언자에 대해 우리가 아는 것은 거의 없다.
다니엘서 14장 33절 이하에 다소 이 예언자에 대한 설명이 있기는 하지만,
그 이야기는 ‘미드라시’(Midrash)로서 교훈적인 설화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하바쿡서 안에 있는 시편과 하바쿡 1장 2-4절의 신탁이
시편의 한 유형인 애원시와 비슷하다고 하여,
하바쿡서의 저자와 시편을 저작한 성전 시인과의 친분관계를 논하는 학자도 있지만, 그것도 단편적인 추정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하바쿡은 나훔과 마찬가지로
우선 미지의 인물로 남겨 두는 수밖에 없다.
하바쿡은 당시 유다 왕국이 처한 역사적 현실을 예언자적 안목 하에서
명상케 한다.
이는 3장의 시편에서도 여실히 드러나 있다.
다시 말해 과거 하느님이 행한 역사적인 위업(偉業)을 상기시키면서,
당시의 원수들도 하느님의 처벌을 받게 되리라 소망하며 멀지 않은 장래에
하느님이 극적으로 개입하리라 확신케 한 것이다.
하바쿡의 ‘예언자적 명상’의 성격은 나훔과 다소 차이가 있다.
이는 한 마디로 당시의 시대적 상황이 변했기 때문이다.
하바쿡서에 제기된 문제는 의인과 악인의 문제이다(예레 12,1-3 참조).
물론 여기서 말하는 악인이란 노도와 같이 침범하여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칼데아인이며,
의인이란 이러한 이교도의 승리에 충격을 받은 유다 왕국의 백성이다.
하바쿡은 이스라엘이 절망과 고뇌 가운데서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주님께 충성(emunah)하는 것뿐임을 강조하였다.
이는 이스라엘이 구원받기 위해서는 주님께 충성하고 신뢰(aman)하라는
이사야의 메시지(이사 7,96)를 재천명한 것이다.
사도 바울로는 로마 1장 17절에서 하바쿡의 이 메시지를
보다 심화시키고 있으니,
의인이 살아가야 할 방편은 오직 믿음(piotis)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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