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길
자고 깨면 늘어나는 묘
그 흔한 주검들을 스치며
돌배(石舟)를 지어 물에 띄우면 부연 안 되는
나의 생각은 고루하다
눈이 내리고 하룻밤 지나
무시로 흘린
굽이 갈라진 짐승의 어지러운 발자국
길에서 길 잃어 허기졌을 거란
눈이 좋아 갈만큼 밟아 가다보니 길 아닌 둑을 건너
섬진강 억새 숲으로 사라진 발자국
눈길에서 속절없이 길을 버리고픈 망서 림
잊어버린 상실감보다
잠 깨어 창문 열 듯
가렸던 아집에서 길을 찾았다하자
짐승도 길을 잃은 적 없었다
잃었다면 눈은 그냥 하얀
오리쯤 끌고 끌려가지는 않았을 일이며
대책 없는 눈 길
시간을 돌려놓아 동행하여도
교감 안 되는
그곳은
나의 흘린 날 같은
짐승의
밤길 이었다
/ 레오나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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