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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장애속에 숨어계신 예수님(마지막)
작성자
이부영
작성일
2014-03-27
조회수
611
추천수
1
반대
(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방문해 주심을 감사드리며 머무시는 자리마다 고운마음 피우시길 바랍니다.
'가난한 자'
지팡이(로벨또)
장애속에 숨어계신 예수님(마지막)
계속
감옥을 나온 청년의 삶은
들나귀처럼
자유분방 해 졌읍니다.
감옥에서
하느님의 이름을 부르며
기도를 드렸던 기억은
어둠속으로 묻혀져 버리고
자신을 용서했던 할머니에 대한
고마움도 깡그리 잊어버렸읍니다.
순수한 꽃잎을 꺽어
동거녀로 들이고
입에 담지못할 욕설과 폭력으로
고문을 했읍니다.
물론 그는
그것이 폭력이라 생각하지 못했고
자기 방식의 사랑이라고
그것이 일반적인 삶의 현장이라
생각 했으니까요.
여인은 무서워서
떠날수도 없었읍니다.
그렇게 6개월이 지났을때
임신이 되었읍니다.
그런데
그날도 역시
술을 마시고 오토바이를 몰다가
전봇대에 부딫쳐
전신장애를 입는
중환자가 되어 버렸읍니다.
여인의 부모는
유산을 강요하며
집으로 돌아올것을
끊임없이 요구했음에도
장애를 입고 누워있는
이 사람곁을
떠날수가 없었읍니다.
어영부영 시간은 흘러
아이가 9개월이 되었을때
여인은 단호한 결심을 하고
아이를 유산시켰읍니다.
그러고도 그 여인은
떠나지않고 2년동안
그 사람의 온갖 패악을
몸으로 가슴으로 끌어안고
살았읍니다.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에서
한번 불러서
빨리 나타나지 않으면
손에 잡히는대로
무엇이든 집어 던지고
조선팔도의 욕이란 욕은
다 끌어붓는 이사람의 폭력앞에
자신의 미래를 누군들
생각 해 보지 않겠는지요.
여인은 이제 떠나야 한다는
결심을 하고 그의곁을 떠났읍니다.
이제 그는
물한모금 떠다주는 사람하나 없이
완전히 홀로 남게 되었읍니다.
국가에서 나오는 장애연금으로
연명은 되겠지만
돈이 있다고 혼자 살수있는
상황이 아닌
비참한 나락으로
떨어져 내려앉은 것입니다.
자신의 잘못을 생각하기보다
떠나버린 여인을 증오하며
"두고보자 악귀가 돼서라도
너의 행복을 그냥두지 않으리라"
마음의 비수를 갈며
하루하루 살다가
우리를 만난 것입니다.
*******
비가 억수같이 퍼 붓던 밤에
본당 원장수녀님이
저를 찾았읍니다.
수녀님도 급한 마음에
"꽃동네에서 서류심사에
통과 됐다고 연락이 왔으니
그사람 빨리 데리고 가~~~"
나는 깜짝 놀랐읍니다.
수녀님이
그일을 어떻게 아십니까?
아! 꽃동네 수녀님이
우리회 선배 수녀님인데
조금전에 전화가 왔어.
어떻게 됐던
나는 성당바닥에
털석 주져 않았읍니다.
마음에 짐을
내려놓게 된 기쁨이었을까요?
지금도 모를일입니다.
나는 그 사람에게
꽃동네 가게 되었으니
떠날 준비 하라고 전했읍니다.
그 사람이 살고있는 집은
부모님이 건물만 지어서
살았던 집이여서
땅주인은 다른 사람이었지만
건물은 그사람 명의로
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땅주인이 건물값을
내어주기로 하여
일은 쉽게 결론이 났읍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떠난 여인을
수소문하여 기별을 보냈는데
그때 그 여인은 결혼을 하여
이 사람을 만날수있는 입장이
못되었읍니다.
다시 친구에게 부탁하여
여인의 전화번호를 알아냈고
전화를 하여
"내가 너한테
꼭 할말이 있는데 소원이다.
마지막이니 나를 한번 찾아와 주라"
그러면서
간곡히 애원을 했다고 합니다.
드디어 여인이 찾아왔읍니다.
임신을 하여
배가 남산만 한 모습으로
그런 모습으로
들어서는 여인을 보고
순간
"저것이......"
아주 미묘한 감정이 들었고
금새 이성을 찾았다고 했읍니다.
이름을 부르면서
가까이 오라고 했고
둘이는 가까이서 만났읍니다.
"나 이제 김해를 떠난다.
너하고 성한 몸으로
6개월을 살았고
병든 몸으로 2년을 살았는데
너한테 고맙고 감사한 마음
한번도 갖지 못하고
너 떠나고 난뒤
온갖 저주의 욕설을
퍼부었던 나는
정말 나쁜놈이었다.
나좀 용서 해 주라.
어떻게 갚을길이 없으니
기도하며
너의 행복을 빌기로 했는데
너도 성당에 나가서
축복 많이 받았으면 좋겠다.
나같은놈도 축복을 받고
꽃동네로 가는데
네가 꼭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남편은 너한테 잘해주나?
심성이 좋은 사람이가?
여자는
엉엉 소리내어 울었읍니다.
"나 벌받아 죽는줄 알았읍니다.
지금까지 마음편히
살아 본 날이 없읍니다.
정말 고맙읍니다.
좋은데 가서 편히 지내이소!
그리고 나를 용서 해 주이소!
두 사람이 잡은손은 따뜻했읍니다.
서로의 행복을
빌고 있으니 말입니다.
흐느끼는 눈물은
아쉬움이 샘솟듯 끝이 없읍니다.
이 사람들의 사랑은 만날때 좋았고
헤어질때 이렇듯
심금을 울리는 찡한 사랑으로
그 막을 내렸읍니다.
서로에게 묶여있던 사슬은
주님께서 이렇게 화해와 용서로
정리하고 계셨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람의 기억속으로
들어 가셔서 감옥에서의 기도,
장애를 입은할머니의 용서,
그리고 자신의 방탕된 생활이
자신을 여기까지 데리고 왔노라고
이 모두가 나의 삶이
잘못된 결과입니다.
"내탓입니다."라고
진솔한 고백을 쏟아놓았읍니다.
꽃동네에 도착하자
그는 인곡자애병원으로
입원이 되었고
나는 수녀님을 만났읍니다.
수녀님은 조용한 미소로
말없이 손을 잡아 주셨지요.
김해를 떠날때 그 사람이
자기옆에 밀려 다니던 성서를
내어주며
가서 기도하며 살겠읍니다.
이름을 적어 주십시요.
세레명을 적어 주었고 그와 우리는 그렇게 인연의 끝을 맺었답니다. 세월은 흘렀고 어느날
본당 원장수녀님이
새로 오셨읍니다.
그런데 꽃동네 그 수녀님이
원장수녀로
우리본당에 오신것입니다.
사람의 인연은
구름같아서 마주쳤나 싶으면
또 서로 갈길이 달라
헤어지게 마련인가 봅니다.
나도 하단성당을 떠나
김해로 이사를 갔고,
꽃동네에 들어간 그 사람은
그곳에서 요한이란 세례명으로
세례를 받았습니다.
자기가 세례 받은것을
나한테 알리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꽃동네
철야기도 다니는 교우에게
부탁을 하여
하단성당으로 메모가 전달되었고
하단성당 사무실에서
저에게로 연락을 해 주어
나는 그 사람이
하느님의 아들로
입적 한것을 알게 되었답니다.
한 영혼도 놓치지 않으시려고
구원으로 이끄시는
놀라우신 하느님의 섭리를
보았습니다.
- 아니마 글 중에서 -
♬ 72번 다볼 산의 예수 ♬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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