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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예수님의 눈으로.. 44. 가리옷 유다의 눈물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14-05-26 조회수890 추천수1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나 : 예수 그리스도)

이른 새벽에 눈을 뜬 나는 자고 있는 제자들을 둘러보았다. 그들의 얼굴에는 어린아이 같은 천진한 평화가 깃들어 있었다.

 

잠자는 동안은 사람의 진실한 감정이 나타나게 된다. 그리고 꿈을 통해 사람들은 자신의 솔직한 감정과 욕망, 진실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나타내는 것이다.

지난날의 즐거웠던 시절에 대한 꿈을 꿀때나, 장래의 사랑과 행복에 대한 꿈을 꿀 때나, 자기의 잘못과 마귀의 유혹으로 인해 모든 것을 잃게 되는 꿈을 꿀 때에,

마음속 깊이 가라앉아 있던 진정한 사랑의 감정이 떠오르는 것이다.

 

이렇듯 꿈은 자신의 인생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나는 누운채로 기도하기 시작했다.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기도했고, 아버지께서 명하시는 것을 내가 이룰 수 있는 힘을 달라고 기도했다. 그리고 장차 내 제자들에게 필요한 힘을 달라고 기도했다.

 

잠시 후에 제자들이 기지개를 켜고, 하품을 하면서 깨어나기 시작했다.

바로톨로메오는 눈을 뜨자 마자 자기의 꿈 이야기를 시작했다.

 

 "얼마나 영광스런 꿈 이었는지 몰라. 정말 아름다운 꿈을 꾸었어. 꿈에 내가 성전안에 있었는데, 거기에는 우리 모두와 함께 내 친구들과 가족들도 있었어.

 

선생님께서는 우리 앞에서 미소를 지으시며 팔을 활짝 벌리고 계셨어. 그때 선생님의 가슴에서 따스한 열기가 솟아 나와 거기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생기를 불어 넣어 주었어.

우리는 모두 기쁨에 넘쳐 서로 껴안기 시작했어. 그때 자네들이 각자의 가족과 친구들을 데리고 왔고 선생님의 가슴에서 나오는 열기를 받은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 지고 있었어.


마침내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기쁨에 넘쳐 서로를 얼싸안고 있었어. 그리고 모두가 선생님 앞에 무릎을 꿇었는데, 선생님께서는 황금빛으로 싸여 계셨어. 그때,

 

'이는 내 아들이니라.' 하는 목소리가 크게 들렸는데, 하느님이신 것 같았어. 선생님의 가슴 옆이 열리고, 그 속에서는 아름다운 하얀 비둘기가 나와서 사람들 위를 날아 다녔어.

선생님께서 군중 속에 계시던 당신 어머니의 손을 잡고 앞으로 모시고 나오자, 어머니의 옷이 황금빛으로 변하고, 어머니의 머리 위에는 관이 씌워졌어.

 

어머니께서는 선생님 앞에 무릎을 꿇고 발에 입맞춤 하셨어. 그 다음 어머니께서는 우리한테 오셔서 우리 손을 잡으시고 선생님께로 데리고 가셨어. 우리는 차례로 선생님 발에 입맞춤을 하였어.

그게 끝이었는데, 이상한 것은 꿈속에서도 그 모든 것이 끝나지 말았으면 싶었고. 영원히 계속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어."


"나도 거기에 있었나?" 유다가 머뭇거리며 물었다.


"그것도 이상한 것 중에 하나였어. 자네만 그 자리에 없었거든"
마태오가 바르톨로메오의 대답을 받았다.

 

"유다는 그때 성전에 들어오는 사람들한테 돈을 받고 있었겠지."

유다의 기분이 몹시 상한 것 같았기에 내가 나섰다.


"마태오, 남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말을 하는것은 좋지 않다. 항상 사랑과 이해심을 가지고 말을 해야 한다. 그렇잖으면 진리의 길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다." 하고 마태오를 꾸짖었다.


마태오는 자기가 한 말이 부끄러워서 땅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유다, 미안하네. 자네 마음을 상하게 하려고 그런것 아닐세. 용서해주게나."

마태오는 자기가 말을 잘못했다는 것을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었다.

 

 "내가 뭐 돈에만 관심이 있는 줄 아는가? 선생님도 사랑하고 있단 말일세."

유다의 항변이었다.

한동안 침묵이 흐르고 난 뒤에, 제자들이 식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나는 유다가 한 말에 대해 생각했다. 그는 나를 사랑하긴 하지만,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자기 자신을 더 사랑하고 있었다.

나는 유다가 가야 할 길을 알고 있었기에 그가 불쌍해졌다. 그에게 가서 그를 감싸 안으며 위로했다.

 

"유다야, 나는 네가 나를 사랑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나도 너를 정말 사랑한다. 언제나 변함없이 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라.

 

그리고 네가 어떤 잘못을 저지르더라도, 네가 나에게 청하기만 하면 언제든지 용서해 준다는 것을 잊지 말아라."

"알겠습니다, 주님" 하고 대답한 유다가 울기 시작했다.


그것은 가슴 깊은 곳에서 나오는 울음이었지만 유다 자신은 그 울음의 이유를 알지 못했다.


우리가 한동한 서로 껴안고 있자. 다른 제자들도 와서 함께 껴안았다. 유다는 심하게 흐느끼고 있었다.

"주님, 어쩐지 제가 주님의 마음을 아프게 해드리고, 주님을 배반하고, 주님께 등을 돌린 것만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왜 이렇게 느껴지는지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유다는 격하게 말을 하고는 계속해서 울었다. 나는 유다가 용서해 달라고 말하기를 기다렸으나, 끝내 용서를 청하지는 않았다. 슬픈 일이었다.


얼마후에 식사가 준비되었고, 우리는 모두 침묵을 지키며 음식을 먹었다.

제자들은 이따금 유다를 쳐다보았는데, 유다는 더 이상 울지 않았다.

 

나는 제자들의 눈속에서 유다를 걱정하는 참된 사랑의 슬픔이 단겨 있는 것을 보았다. 유다는 여전히 입 안 가득 음식을 물고서 주위를 돌아보며 말했다.

 

"그만들 쳐다보게 내가 조금 울었기로서니 뭐 그리도 대단한 일이라고 그러나,

이제 다시는 안 울거야!"

유다는 친구들의 가슴에 있는 사랑을 보지 못하고 있었다.

 

사랑을 보기에는 유다의 영적인 눈이 너무나 멀어 있었고, 그로 인해 유다는 오직 악만을 보고 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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