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제들이 항상 가슴에 지니고 살아야 할 말씀입니다.
사제로서 살아온 시간들을 돌아봅니다.
“대열아,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예.”
“그래서 내 양들을 잘 돌보았느냐?”
“… …”
양들을 돌보라는 것은 양들을 사랑하라는 말씀입니다.
참 다양한 사람들과 살아가야 하는 삶입니다.
사랑하는 데는 조건이 없어야 하는 삶입니다.
나의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사랑해야 하는 삶입니다.
몸과 마음이 불편해도 내색을 하지 않고,
위로와 용기와 희망을 얻고자 찾아온 이들에게 집중해주어야 하는 삶입니다.
분명한 것은 내가 만나는 모든 이가 사목적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
뒤돌아보니 그리 자신이 없네요.
그래도 사랑하고자 애썼다는 것에 위안을 찾아야겠습니다.
예수님,
분명 쉽지 않았습니다.
당신을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당신을 의도적으로 잊고자 한 적도 많았습니다.
당신의 양들을 돌보는 것에 게으름을 피우기도 했습니다.
당신의 양이 미울 때도 있었습니다.
잘 따라주는 양들에게만 집착하려고도 했습니다.
마음을 몰라주는 이들에게는 화도 났습니다.
주님,
저 역시 당신의 양입니다.
이끌어주소서.
당신의 모범을 최선을 다해 흉내라도 낼 수 있는 제가 될 수 있게 하소서.
늘 자신을 뒤돌아볼 수 있어, 당신 앞에 엎드려 드리던 기도를 떠올리게 하소서.
사랑이 아니라면, 물러날 줄 알게 하소서.
적어도 저로 인해 당신을 더럽히지 않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