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의 첫 번째 순교자 스테파노.
그는 건강한 자아의 모범입니다.
스테파노가 왜 건강한 자아를 가진 사람인지는 그의 말을 통하여 알 수 있습니다.
7장 59절을 보면,
사람들이 돌을 던질 때 “주님, 이 죄를 저 사람들에게 돌리지 말아 주십시오.”하는
스테파노의 외침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의 연민이 얼마나 깊은 것인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인간 자아의 온전성은 연민의 깊이에 의해서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주님을 본받는다는 것은 주님의 연민을 배우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하신 모든 일은 전부 연민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만나를 먹이신 하느님처럼
사람들에게 연민의 정을 가지시고 먹을 것을 주십니다.
그렇다면 연민은 어떻게 생기는가?
참된 자기인식을 통하여 생깁니다.
참된 자기인식은 우리가 부분적으로는 빛이지만,
또 다른 면으로는 어두움이라는 것을 보는 것입니다.
즉, 사람은 천사성과 악마성이 공존하는 존재임을,
그리고 피조물로서의 태생적인 연약함과 한계를 가진 존재임을 수용하는 것을
참된 자아인식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만약 우리가 우리 안의 악마성, 우리 안의 어두움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할 때에는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을 보면서 ‘사람이 어떻게 저럴 수가 있을까?’하면서
마치 자신은 그렇지 않은 사람인 양하게 됩니다.
우리는 스테파노 성인이 어두움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순수 빛이신 영혼을 가진 분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스테파노 성인이 자신의 어두움에 대해 인식하지 않았다면
자신에게 돌을 던지는 사람들에게 연민을 느낄 수 없었을 것입니다.
모든 성인들이 그러하듯이,
스테파노 성인 역시 성령의 빛 안에서
자기 자아가 빛과 어두움이 공존하는 존재임을 알았기에,
사람에 대한 깊은 연민을 가질 수 있었고,
자신에게 돌을 던지는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