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 성령의 열매를 갈망합니다 / 반영억라파엘 감곡매괴성모성당 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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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세영 | 작성일2014-06-25 | 조회수1,413 | 추천수10 | 반대(0) 신고 |
연중 제12주간 수요일
성령의 열매를 갈망합니다
사제관 텃밭에 토마토, 오이, 고추, 상치, 가지, 파가 자라고 있습니다. 좁은 공간이지만 아주 알뜰하게 가꾸어져 제법 식단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작은 정성이 있으면 신선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제때에 거름을 주고 가꾸어야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봄에 씨를 뿌리지 않으면 가을에 거둘 것이 없다.”
미국에 있을 때 사제관 뜰에는 무화과나무가 있었습니다. 많이 열렸고 그래서 늘 기대가 되었습니다. 새들과 너구리, 스컹크들이 몰려왔기 때문입니다. 좋은 열매는 그들에게 맛있는 음식입니다. 그들은 단맛을 용하게 알고 무화과를 찾아왔습니다. 매서운 눈을 가지고 다가오던 그들이 구경거리였습니다. 잘 익은 좋은 열매는 사람의 손이 닿기도 전에 그들의 몫이었습니다.
사람이나 과일, 채소에 이르기까지 잘 익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또한 햇빛과 비, 그리고 밑거름이 있어야 합니다. 좋은 열매를 보면 필요한 것들을 제대로 취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사람의 행동거지를 보면서 그 사람을 알게 됩니다. 그 사람이 큰 사람이었는지는 입술로 하는 말에서가 아니라 그의 삶의 여정을 통해서 드러나게 됩니다. 지금 당장은 어리석어 보이는 사람도 그 끝을 보면 놀라워할 사람도 있습니다. 또 그 반대의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때를 기다리며 햇빛과 비, 거름을 주는 일에 게을러서는 안 되겠습니다.
보면 볼수록 정감이 가고 괜찮은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처음에는 멋있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매력이 없어지면 힘이 듭니다. 따라서 처음이나 끝이나 변함이 없어야겠지만 기왕이면 갈수록 깊어지는 멋을 담아야겠습니다. 겉은 화려하고 속빈 강정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시간이 갈수록 경륜이 넘쳐났으면 좋겠습니다. 사람들은 저를 무서워합니다. 눈이 무섭다고 합니다. 제가 속을 꿰뚫어 보는 것 같다고 합니다. 그러나 저는 남의 속을 볼 줄 모릅니다. 다만 알고 보면 부드러운 사람입니다. 저를 무섭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뭔가 켕기는 것이 있지 않은지...... 따뜻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거짓 예언자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은 양의 옷차림을 하고 너희에게 오지만 속은 게걸 든 이리들이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외견상으로는 열심히 하는 것처럼 보여도 속으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겉만 보아서는 그 사람이 사심이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위선적으로 사는 사람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속이 훤히 드러나게 됩니다. 더군다나“사람은 속여도 하늘은 못 속입니다.” 그러므로 눈속임으로 하지 않고 생각과 말과 행동의 일치를 통해서 좋은 열매를 맺기를 희망합니다. 우리는 육의 열매를 지향하지 않고 성령의 열매를 갈망합니다.
성 그레고리오 주교는“우리의 전체 생활은 그리스도를 드러내야 합니다…... 자신의 생각과 말과 행동을 주의 깊게 살펴보아 이 세 가지 각각이 그리스도를 향하고 있는지 또는 그분에게서 떨어져 나가 있는지 판단해 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하고 말했습니다. 그리스도를 향할 때 좋은 열매는 당연한 것입니다. 그러나 ‘좋은 열매를 맺지 않는 나무는 모두 잘려 불에 던져집니다.’결국 신앙과 사랑으로 무르익은 삶만이 심판의 불을 면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잘 익은 좋은 열매가 되십시오! 혹 시들한 열매가 보이거든 햇빛을 보게 하고 비를 맞을 수 있게 하며 그리고 거름을 주십시오. “열매를 보면 나무도 알게 됩니다.”마찬가지로 그 자녀를 보면 부모를 짐작하여 알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의 아버지는 하느님이십니다. 아버지 하느님을 부끄럽게 하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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