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로대가 베드로 사도를 투옥하였지만 기적적으로 풀려나게 되는 일이
이 복음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부분은 영성심리학적 관점에서 어떻게 해석하는가?
헤로대가 병든 자아이고, 베드로는 건강한 자아,
자기실현을 하고픈 자아의 상징이라는 것은 이미 말씀드렸습니다.
인간의 내적 성장은 이 두 가지 자아의 힘겨루기라고도 볼 수 있는데,
헤로대와 베드로의 힘겨루기는
심리학자 펄스의 성장단계론으로 설명이 가능합니다.
심리학자 펄스는 인간 내면의 발달단계 중에서 중간 단계 이상을
‘내파층에서 폭발층으로 가는 과정’이라고 합니다.
‘내파층’이란 무엇인가?
“인간내적 성장의 이 단계에 오면
사람들은 자신이 억압하고 차단해 온 욕구와 감정을 알아차리는데,
이런 유기체 에너지들은 오랫동안 차단되어 온 것들이기 때문에
상당한 파괴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런 에너지를 외부로 발산하면
타인과의 관계가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기에 자기 내부로 향한다.
그래서 이 에너지가 내부에서 파괴적으로 일어나서 죽음에 대한 공포로 체험되고,
신체 근육이 경직되고, 외부로 발산되지 못하고 내부에서 맴도는 에너지들은
마침내 그 안에서 동결되어 얼어붙은 것 같은 상태가 된다.”
헤로대가 베드로 사도를 투옥한 것은 바로 이런 상황의 상징적인 의미입니다.
그 다음 단계인 ‘폭발층’이란 무엇인가?
성경에 기록되어 있기를, 주님의 천사가 나타나서 감방에 빛을 비추고,
베드로 사도를 깨워서 옷을 갖춰 입게 한 후 자기를 따라나오라고 합니다.
그리고 쇠문 앞에 당도하자 문이 스스로 열렸다고 합니다.
이 부분을 ‘폭발층’이라고 합니다.
이 단계에 오면 사람들은 더 이상 자기감정을 억압하거나 차단하지 않고,
직접 외부 대상에게 표현합니다.
자신을 지탱해 온 유아적인 욕구와 어리석은 생각을 포기하고,
자신의 과거 삶에 슬퍼하며 흐느껴 울기도 하고,
이제까지 억압해 온 감정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자기 자신의 잠재적인 에너지와 만나는 체험을 함으로써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마치 베드로 앞의 쇠문이 열리듯이 마음의 쇠문이 열리는 체험을 합니다.
그리고 나서 더 이상 거짓 자아가 아닌 참 자아를 키우기 위한 삶이 시작됩니다.
이 과정이 그리 쉽지 않기에 중간에 포기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런 영성수련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절대로 자기 자신을 포기하지 말라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