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시기 전례 안내
부활 대축일부터 50일, 주님 부활 찬미하는 ‘기쁨의 축제’ - 가톨릭교회는 주님 부활 대축일부터 성령 강림 대축일까지 50일을 부활 시기로 지내고 있다. 사진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파스카 성야 미사 빛의 예식을 주례하고 있다. [CNS] 가톨릭교회는 주님 부활 대축일부터 50일간을 ‘부활 시기’로 지낸다. 교회는 이 시기 동안 부활하신 주님께서 승천하실 때까지 40일간 제자들과 함께 지내시며 땅끝까지 복음을 선포하고 내 양 떼를 돌보라며 사목권을 주신 것과 주님께서 부활하신 후 50일째 되는 날에 성령께서 강림한 것을 기념한다. 가톨릭교회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전례 쇄신에 따라 전례력에 큰 변화가 있었다. 교회는 주님 성탄과 주님 부활을 두 축으로 대림-성탄-연중-사순-부활-연중 시기로 1년을 전례주년으로 지내오고 있다. 하지만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에는 성인들의 축일이 중심이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전례주년의 중심은 주님께서 이루신 구원의 신비를 경축하는 데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전례 쇄신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1969년부터 오늘날과 같은 전례력이 마련돼 전 세계 보편 교회가 사용하고 있다. 부활 시기를 맞아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전례 쇄신을 통해 지금 우리가 행하고 있는 전례의 특징과 내용을 정리했다. 주님 부활 대축일은 어떻게 정하나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주님 성탄 대축일은 12월 25일로 고정돼 있는데 주님 부활 대축일은 해마다 그 날짜가 바뀌는 것을 알 것이다. 그러나 주님 부활 대축일 날짜를 어떻게 정하는지 자세히 아는 이는 드물다. 주님 부활 대축일 날짜가 해마다 바뀌는 이유는 이스라엘의 절기를 정하는 ‘유다력’에 따르기 때문이다. 유다인들은 파스카 축제(과월절)를 해마다 첫째 달인 니산달(태양력으로 3~4월) 14~15일에 지낸다.(춘분 후 처음 맞는 보름) 14일 오후에는 예루살렘 성전에서 파스카 양을 잡았고, 이날 밤(유다인들은 해가 지는 저녁부터 하루를 시작하기에 날짜로는 15일이 됨) 문설주에 양의 피를 바르고, 잡은 양을 누룩 없는 빵, 쓴 나물과 함께 먹으면서 이집트 탈출을 기념했다. 예수님께서는 파스카 축제 준비일에 돌아가셨고(요한 19,14), 안식일 다음 날인 주간 첫날(요한 20,1)에 부활하셨다. 주님 부활을 기념해 초기 소아시아 교회는 파스카 축제 전날인 니산달 14일에 주님 부활 대축일을 지낸 반면, 로마 교회는 과월절 다음 주일(주간 첫날)에 주님 부활 대축일을 지냈다. 이러한 차이 때문에 초기부터 동ㆍ서방 교회가 주님 부활 대축일의 날짜를 통일하고자 했다. 그래서 325년 열린 제1차 니케아 공의회는 주님 부활 대축일을 춘분 후 처음 맞는 보름 뒤 첫 번째 주일로 정했다. 이에 따라 주님 부활 대축일은 보통 3월 22일부터 4월 25일 사이에 들어 있다. 동ㆍ서방 교회 곧 가톨릭과 정교회는 니케아 공의회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사용하는 달력이 서로 달라(가톨릭-그레고리우스력, 정교회-율리우스력) 주님 부활 대축일 날짜가 차이가 난다. 부활 전례 특징 부활 전례의 가장 큰 특징은 주님 부활을 찬미하고 기쁨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래서 사순 시기 동안 금했던 ‘대영광송’과 ‘알렐루야’를 다시 노래한다. 사제는 부활의 기쁨을 드러내는 ‘백색 제의’를 입고 미사를 봉헌하고, 미사 때마다 ‘부활 초’를 밝힌다. 삼종기도도 ‘부활 삼종기도’를 서서 바친다. 교회는 부활 시기 50일 동안 매일 부활 축제를 지내듯이 기쁘게 지내도록 권고한다. 그리고 특별히 주님 부활 대축일부터 첫 8일 동안 대축일처럼 ‘부활 팔일 축제’를 지낸다. 부활 제2주일부터 부활 제7주일까지는 주일 복음과 제1독서의 주제가 일치한다. 제1독서는 사도행전을, 제2독서는 전례력으로 나해인 올해엔 요한의 첫째 서간을 읽는다. 주일 복음은 요한 복음(부활 제3주일은 루카 복음)을 봉독한다. 한국 교회는 ‘주님 승천 대축일’을 부활 후 40일째 되는 날 의무 축일로 지내지 않고 다음 주일 곧 부활 제7주일에 지낸다. 부활 시기 주요 주일 ▲ 파스카 성야와 주님 부활 대축일 파스카 성야 미사는 빛의 예식, 말씀 전례, 세례 예식, 성찬 전례로 구성돼 있다. 빛의 예식은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죽음을 이기고 세상에 새 생명을 가져왔음을 드러낸다. 사제는 이때 부활 초에 그리스 문자의 첫 글자인 알파(A)와 마지막 글자인 오메가(Ω)를 새기는데, 이는 ‘시작이요 끝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오늘도 내일도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뜻이다. 주님 부활 대축일은 전례주년 안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대축일이다. 말씀 전례는 베드로 사도의 설교(사도 10,34. 37-43)와 그리스도의 부활을 믿는 그리스도인의 삶이 어떤 것인지 증언하는 바오로 사도의 설교(콜로 3,1-4)가 선포된다. 또 복음은 빈 무덤 상황을 상세히 기록한 요한복음(20,1-9)이 봉독된다. ▲ 부활 팔일 축제 교회는 주님 부활 대축일부터 첫 8일 동안 부활 팔일 축제를 지낸다. 그리스도인들은 전통적으로 이 기간에 부활을 상징하는 흰옷을 입어 ‘백색 주간’이라고도 불렀다. 교회는 이 축제일 동안 세례로 새로이 태어남을 기념한다. ▲ 하느님의 자비 주일(부활 제2주일)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를 구원해 주신 하느님의 크신 자비를 특별히 기억하자며 새천년기를 여는 2000년 대희년 부활 제2주일을 ‘하느님의 자비 주일’로 제정했다. 교회는 이후 부활 제2주일에 하느님의 자비를 간구하며 기념하고 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전쟁과 폭력, 살인, 기아, 낙태 등 전 세계에 만연한 죽음의 문화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자비뿐”이라며 이 땅의 평화를 위해 한결같은 사랑으로 인간을 보살피는 하느님의 자비를 청할 것을 권고했다. ▲ 성소 주일(부활 제4주일) 성 바오로 6세 교황은 1964년 부활 제4주일을 ‘성소 주일’로 제정했다. 이날은 사제와 수도자, 선교 성소 증진을 위해 기도와 희생을 바치는 날이다. ‘착한 목자 주일’이라고도 불린다. ▲ 주님 승천 대축일ㆍ홍보 주일(부활 제7주일)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40일간 지상에 머물면서 제자들에게 하느님 나라에 대해 가르치신 후 당신 구원 사업을 완성하시고 하느님 나라로 올라가셨다. 교회는 이날을 기념해 주님 부활 대축일로부터 꼭 40일째 되는 날 곧 부활 후 여섯 번째 목요일에 ‘주님 승천 대축일’을 지낸다. 하지만 한국 교회는 의무 축일인 이날이 공휴일이 아니기에 전례력 지침에 따라 부활 제7주일을 주님 승천 대축일로 지낸다. 이날은 또 마지막 날에 세상의 심판자와 구원자로 다시 오실 주님을 기억하는 날이다. 아울러 주님께서 승천하신 후 하느님 오른편에 앉아 계시면서 언제나 우리 안에 현존하고 있음을 기념하는 날이다.(마르 16,19 참조) 교회는 또 주님 승천 대축일을 ‘홍보 주일’로 지낸다. 교회가 이날을 홍보 주일로 제정한 것은 주님께서 승천하시기에 앞서 사도들에게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라”고 당부하신 것을 새기고, 특별히 현대 사회의 다양한 홍보 매체들을 올바로 사용하여 복음 선포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관심을 기울이는 날이다. ▲ 성령 강림 대축일 교회는 부활 시기 마지막 날에 성령 강림 대축일을 지낸다. 이날은 주님께서 부활하신 후 50일(오순절)이 되던 날에 사도들에게 성령을 보내신 것을 기념한다. 새로운 하느님 백성인 교회가 설립된 날이기도 하다. 부활 시기가 성령 강림 대축일로 끝나는 것은 성령께서 오심으로써 구원의 신비가 성령과 함께하는 교회를 통해 세상 마지막 날까지 계속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활 시기를 지내는 신앙인은 부활의 신비를 삶 속에서 실천하는 가운데 하느님 나라를 희망한다. [가톨릭평화신문, 2021년 4월 11일, 리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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