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오로 사도는 당신의 셋집에서 자기를 찾아오는 모든 사람을 맞아들이고,
담대하게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고, 주님에 대한 가르침을 주었다고 합니다.
그 힘겨운 고초를 다 이겨낸 바오로 사도의 초연함이 느껴지는 듯합니다.
초연함을 간직하고 사는 분들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삶이 공정하지 않다는 것을 받아들인다는 공통점입니다.
우리가 굳세게 믿는 것은 ‘착한 사람에게는 나쁜 일이 생기지 않는다’,
‘선량하게 산 사람은 반드시 보상을 받는다’,
‘삶은 늘 공정해야 한다’ 등등의 내용들입니다.
사람이 세상을 사는 동안 시험과 고난을 당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도 위와 같은 유아적인 믿음을 고수하려 한다면,
즉 삶이 공정해야 한다는 비현실적인 환상에 붙들려 있다 보면
심리적인 상처가 치유되는 기간은 한없이 연장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바르게 살면 긍정적 경험을 할 가능성이 높고,
베푼 대로 보상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는 합니다.
그러나 세상이 반드시 그러하고, 그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그렇지 않은 일을 당했을 때 스스로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바오로 사도가 초연함을 간직한 것은
당신이 한 기도와는 달리 힘겨운 인생 여정,
당신 뜻대로 되는 일이 없는 여정 안에서
삶에 대한 깨달음을 얻으셨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