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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사] 전례 탐구 생활49: 주님의 기도 후속 기도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1-05-22 조회수4,302 추천수0

전례 탐구 생활 (49) 주님의 기도 후속 기도

 

 

모든 신자는 사제와 함께 주님의 기도를 바치고 이어서 사제 홀로 팔을 벌린 채 후속 기도를 바칩니다.

 

”주님, 저희를 모든 악에서 구하시고 한평생 평화롭게 하소서. 주님의 자비로 저희를 언제나 죄에서 구원하시고 모든 시련에서 보호하시며 복된 희망을 품고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게 하소서.”

 

후속 기도는 주님의 기도에 나오는 마지막 청원(“악에서 구하소서”)을 이어받아 그 내용을 더 확장합니다. 우리의 한평생을 평화롭게 해 달라는 청원은 마음의 온갖 불안과 정신의 질환으로 고생하며 사는 우리가 온 힘을 기울여 찾고자 하는 단 하나의 소원일 때가 많습니다. 이 기도에서 하느님께 바라는 평화(샬롬)는 가리가리 찢어진 사람의 마음이 하나로 통합되어 온전한 꼴을 갖추게 되는 상태로, 하느님과 맺은 계약에 충실히 사는 사람들에게 하느님께서 내려주시는 은총입니다. 사람은 자신의 삶을 주님께 의탁하고 그분의 계획을 따를 때 자신 안에 깊은 내적 평화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 평화는 다른 이들과 맺는 질서 있고 조화로운 관계를 통해 온 세상 모든 피조물에게 흘러넘칠 것입니다.

 

우리가 청하는 평화가 이런 종류의 것이라는 사실은 이어지는 또 다른 청원에서 분명히 드러납니다. 사제는 주님께 죄와 시련, 곧 우리의 처지를 악화시키고 우리의 평화를 앗아가는 두 가지로부터 우리를 지켜 달라고 청합니다. 행복에 이르는 길로 제시된 하느님의 법을 무시하고 쉽게 어기면 평화는 사라집니다. 이기심, 교만, 시기, 탐욕과 같은 것들에 빠져들게 되면 우리는 결코 행복에 이를 수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쉼 없이 더 많은 통제력, 더 많은 관심, 더 많은 부, 더 많은 쾌락을 추구하느라 늘 불안에 시달리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을 잃어버릴지 모른다는 끊임없는 걱정 속에 살면서 말입니다.

 

그리스도인들도 살면서 하느님께서 주시는 마음의 평화를 잃어버릴 수 있다는 두려움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일터에서, 성당에서, 가정에서 자신이 처한 상황 때문에 근심에 싸일 수도 있습니다. 불투명한 미래나 언제 닥칠지 모르는 고통 때문에 강한 스트레스에 시달릴지도 모릅니다.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생각이 우리를 괴롭힐 때도 많습니다. 그럴 때는 먼저 인간적 책임을 다해야 하지만, 그런 문제들이 우리의 마음을 온통 점령하고 우리에게서 평화를 앗아가 버리도록 가만 놔둬서는 안 됩니다. 그 순간 우리는 우리 삶 전부를 걸고 하느님을 신뢰할 것인지 말 것인지 선택해야 하는 갈림길에 서게 되는 것입니다.

 

사제는 이 후속 기도를 통해 하느님한테서 오는 깊은 평화를 가로막는 모든 근심 걱정과 불안에서 우리를 자유롭게 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그리고 우리를 진정으로 자유롭게 해 주시는 하느님 은총에 대한 “복된 희망”으로 주님께서 다시 오시어 모든 것을 바로 잡으시리라는 확신에 찬 기대를 드러내며 기도를 마칩니다. 티토에게 보낸 바오로의 편지에서 빌려온 표현이 이 기도의 마무리를 장식합니다. “복된 희망이 이루어지기를, 우리의 위대하신 하느님이시며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우리를 그렇게 살도록 해 줍니다(티토 2,13).

 

[2021년 5월 23일 성령 강림 대축일 가톨릭제주 3면, 김경민 판크라시오 신부(서귀복자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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