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아직 속물
까만 외제 승용차가 제 앞에 서면서 생면부지의 사람이 이렇게 말한다면,
‘신부님, 오늘 제가 신부님의 사무실과 숙소를 방문해 쉬어가겠습니다.’
저는 그 분이 누굴까 의아해 하며 눈만 동그랗게 뜨고 답을 못할 겁니다.
요즘 세상 사기꾼이 많은데 하면서도 도움주려는 게 아닐까 생각할걸요?
그러나 거지 모습을 한(예수님)이 제게 와 쉬어가겠다 하신다면 다를까요?
거지에게 호떡 한 개도 대접한 적 없었으니 저는 아직 속물! 맞습니다.
“예수님께서 거기에 이르러 위를 쳐다보시며 그에게 이르셨다. ‘자캐오야,
얼른 내려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루카 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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