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또 거룩한 도성 새 예루살렘이
하늘로 부터
내려오는 것을 보았습니다..."(묵시21,1-2)
우리 신앙의 본체인 성령께서 약속하신
새 하늘과 새 땅은 진정 새로운 것이며
결코 낡은 것을
새롭게 고친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을 다시
만드시기 위해 우리에게
기대하시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분이 무엇을 기대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사람의 아들이 올 때에 관연 이 세상에서
믿음을 찾아 볼 수 있겠느냐?"(루가18,8)
혹시라도 우리가 원자 폭탄으로
세상을 폭발시켜 멸망 직전에
이를 때를 기다리기라도
하신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리스도게서 요한 묵시록에서
"나는 새 하늘과 새 땅을 만들겠다" 고 하시는
그 말씀의 의미는 이런 것 같습니다.
"나는 또 다른 창조를 하겠다.
왜냐하면 이전의 것들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모든 신앙은 하느님의 이 같은
능력에 대한 믿음에서 이루어집니다.
과연 지상 세계에 속한 것들 중
무엇이 남겠습니까?
보십시오,
사랑이 남을 것입니다.
집은 사라지겠지만
우리를 결합시켰던 애정은 남을 것입니다.
사무실은 사라지겠지만
생계를 위해 흘렸던 땀은
남게 될 것입니다.
인간의 혁명은 사라지겠지만
정의를 위해 흘린 눈물은 남을 것입니다.
우리의 낡은 육신은 사라지겠지만
우리가 치른 희생의 상흔과
우리가 겪은 전쟁의 상처는 남을 것입니다.
그러나 재 창조된 빛나는 거룩한 육신의
상태에서는 부활의 자녀이지
낡은 죽음의 노예가 아닙니다.
사실 우리는 이러한 희망에 대한
최고의 보증을
그리스도의 부활로 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