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26일 성 티모테오와 성 티토 주교 기념일
"The harvest is rich, but the workers are few.
So you must ask the Lord of the harvest
to send workers to his harvest.
(Lk.10,2)
제1독서 2티모 1,1-8
복음 루카 10,1-9
로베르 두아노의 ‘시청 앞의 키스’라는 1951년도 작품 사진이 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에도 많이 보았던 아주 유명한 사진이지요. 연습장 표지, 책받침 등에 새겨진 이 사진을 보면서 정말로 사랑하는 연인이라는 것을 그 누구도 의심할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저 역시 마찬가지였지요. 그리고 ‘이 둘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라고 사람들은 생각했습니다.
‘그때의 사랑을 지금도 유지하면서 행복하게 살고 있을까?’
한 기자가 이 의문을 안고 사진 속의 인물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힘들게 사진 속의 여주인공을 찾았지요. 그래서 그 뒤를 물어보니, 글쎄 사진 속 남자와 9개월 만에 헤어졌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고 하지요.
“영원한 것은 사진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 순간의 사랑은 영원하지 않았습니다. 그 순간에는 영원할 것 같은 사랑이었겠지만, 영원히 남을 사진만 남겨둔 채 지금은 어디에 사는지도 모르는 남남이 되고 만 것입니다. 사진 이야기를 하다 보니 또 한 장의 유명한 사진이 생각납니다.
1974년 5월 8일 미국의 사진작가 듀안 마이클이 사랑하는 연인과 사진을 찍습니다. 여자는 남자를 뒤에서 꼬옥 껴안고 있고, 카메라를 바라보는 두 사람은 마치 지금 이곳이 꽃구름 속인 양 달콤하고 행복해 보입니다. 그러나 이 둘 역시 곧 헤어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제 이렇게 고백합니다.
“사진 속의 모든 이미지는 진실과 거리가 너무도 먼 것이다.”
역시 순간만 진실했을 뿐이지요. 즉, 이들 역시 영원한 사랑은 아니었나 봅니다. 어쩌면 인간의 사랑이란 부족하고 나약할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부족한 사랑을 주님께서 채워주시기 위해 이 땅에 오셨습니다. 그런데 그 부족한 사랑을 따름은 세상 사람들이 추구하는 것과는 너무 다릅니다.
오늘 복음에도 나오듯이 제자들을 세상에 파견하면서 돈주머니도 여행 보따리도 심지어 신발도 지니고 가지 말라고 합니다. 그저 평화를 빌면서 돌아다니며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음을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라는 것이지요. 사실 세상의 기준으로 볼 때에는 돈도 있고 각종 여건이 잘 마련되어 있어야 더 주님의 기쁜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세상의 것들을 통해서는 참 사랑을 간직할 수 없기 때문에, 그 부족한 것들을 채우기보다는 주님의 사랑으로 무장하라는 것이지요.
세상의 것들은 순간의 만족만을 가져올 뿐이라는 것. 그래서 주님의 사랑으로 내 마음을 채워나갈 때, 순간의 사랑이 아닌 영원한 사랑을 체험하게 된다는 것을 늘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나는 사상이나 힘으로 승리한 사람을 영웅이라 부르지 않는다. 마음으로 위대했던 사람을 영웅이라 부른다(로맹 롤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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