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난의 넉넉함
힌두교도인 네 살 난 어린이가, 마더 테레사 수녀님이 자신의 아이들에게 줄 설탕이 없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인도 캘커타에서 한때 설탕이 없어서 곤란했던 적이 있었지요.
그 아이는 이 이야기를 듣고 부모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엄마, 난 3일 동안 설탕을 먹지 않을래요. 제 설탕을 테레사 수녀님께 줄 거예요.”
그렇습니다. 그 어린아이는 설탕을 준 것이 아니라 사랑을 준 것입니다.
얼마나 베풀었는가가 아니라 베풀 때 얼마만큼의 사랑을 담았는가가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 준 것이지요.
복음 속 비유의 어떤 부자는 자신이 많은 것을 가졌기 때문에 벌을 받거나 비난을 받지 않습니다.
그가 가난한 자를 무시하고 냉대했기에 지옥의 꺼지지 않는 불길 속에서 고통을 겪은 것입니다.
반면 라자로는 천국에서 하느님을 만나 행복을 누리지요.
그가 가난했기에 천국에 간 것은 아닙니다.
‘하느님은 나의 도움이시다!’라는 그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가난 속에서도 하느님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았기에 천국에 간 것입니다.
많이 갖고자 하는 욕망을 눌러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 주는 ‘가난의 넉넉함’이 필요한 사순시기입니다.
그래서 네 살 난 어린아이의 사랑을 다시 생각해 봅니다.
- 박기석 신부(서울대교구 사목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