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09 월,
- 중심 잡기
출근길 지하철역에서 본 ‘중심 잡기’라는 시가 생각납니다. “공중에 둥둥 떠다니지 않게 중심 잡아주는 건 지구가 잡아당기는 중력/ 내 몸이 휘청거리지 않게 중심 잡아주는 건 속귀에 있는 달팽이/ 내 마음 흔들리지 않게 중심 잡아주는 건 실수해도 ‘괜찮아’ 머리 쓰다듬는 엄마의 손길/ 뜀틀을 못 넘어도 ‘넌 할 수 있어.’ 응원해 주는 선생님의 한마디.”
예수님은 오늘 복음에서 고향 나자렛 회당에서 이사야서를 읽으신 후, 기쁜 소식을 전하라고 당신께 주님의 영이 내렸다고 선포하십니다.
하지만 이 말을 듣던 사람들은 화가 잔뜩 나지요.
심지어 돌변하여 예수님을 거부하고 배척합니다.
동네 밖으로 끌어내어 산벼랑까지 끌고 가서 밀어 떨어뜨리려는 살벌한 분위기 속에서 예수님의 반응은 색다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떠나가셨다.”
선입견과 고정관념, 시기와 질투, 그래서 쉽게 화를 내는 사람들의 중심을 잡아 주시려 예수님은 사람들 마음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가신 것이 아닐까요?
우리 마음을 지나가신 주님은 십자가를 향해 뒤도 돌아보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지나가신 우리 마음은 마땅히 중심을 잡아야 합니다.
- 박기석 신부(서울대교구 사목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