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28 토,
- 죄의 용서를 위한 죽음
예수님께서 죽었던 라자로를 살리시는 것을 본 많은 유다인들이 예수님을 믿게 되자 수석 사제들과 바리사이들은 대책을 강구하러 모입니다.
그해의 대사제였던 가야파는 “온 민족이 멸망하는 것보다 한 사람이 백성을 위하여 죽는 것이 여러분에게 더 낫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헤아리지 못하고 있소.”(요한 11,50)라는 예언의 말을 합니다.
유다인들은 이 말에 동조하여 예수님을 죽이기로 결의합니다.
가야파의 예언은 예수님께서 돌아가시는 이유를 전하고 있지만 진정 유다인들이 두려워했던 ‘온 민족의 멸망’은 로마 군대에 의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로부터 멀어져간 그들의 죄로 인해 생긴 결과였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제 백성을 위하여, 인류의 죄를 용서받게 하기 위하여 죽음의 길로 나아가십니다.
누군가를 용서하고 사랑하고 생명을 주기 위해서는 희생과 죽음이 필요함을 보여 주시면서 말입니다.
죽은 인간 영혼에게 새로운 생명의 숨을 불어넣으시고자 죄 없으신 분이 죽음의 여정을 향해 나아가고 계신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죄 없는 한 사람의 예수님을 죽음으로 몰고 가고 있지는 않은지 성찰해 보아야 합니다.
다수를 위한다는 명목 아래 힘없고 무죄한 소수를 희생시키고 있다면 우리 역시 가야파와 유다인들이 저질렀던 과오를 반복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 안승태 신부(서울대교구 국내수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