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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사] 전례 탐구 생활62: 미사의 마침 예식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1-10-10 조회수2,743 추천수0

전례 탐구 생활 (62) 미사의 마침 예식

 

 

사제의 영성체 후 기도로 성찬 전례는 끝이 납니다. 이제 미사의 전체 예식을 완전히 마치는 간단한 마침 예식만 남았습니다. 마침 예식은 미사를 시작할 때의 동작과 말을 거울에 비춘 듯 구성되어 있습니다. 성삼위의 이름을 부르는 성호경과 십자 성호, 사제의 인사와 교우들의 응답으로 미사의 문이 열렸고, 이제 거꾸로 사제의 인사와 교우들의 응답에 이어서 성삼위의 이름을 부르며 비는 축복과 십자성호로 그 문이 닫힙니다. 구원의 신비를 합당하게 거행하기 위하여 우리 죄를 반성합시다.” 하는 시작 권고는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 하는 마침 권고와 짝을 이룹니다.

 

부제나 사제가 하는 파견사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Ite, missa est)는 이제 막 거행한 미사와, 세상에서 그리스도인들의 사명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고대에는 미사(missa)라는 단어가 단순히 ‘파견’을 의미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단어는 그리스도교의 관습에서 점차로 더 깊은 의미를 지니게 되었습니다. ‘파견’에 ‘사명’의 뜻이 더해진 것입니다. 이 짧은 몇 마디 파견으로, 우리는 “선행을 하여 하느님을 찬미하고 찬양하도록”(「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90항) 파견되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아빌라의 데레사 성녀가 드렸다는 기도의 내용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이제 당신의 몸이 아니라 여러분의 몸을, 당신의 손이 아니라 여러분의 손을, 당신의 발이 아니라 여러분의 발을 지니게 되셨습니다. 여러분의 눈은 그리스도의 자비가 세상을 바라보는 눈입니다. 여러분의 발은 그리스도께서 좋은 일을 하려고 돌아다니시는 발입니다. 여러분의 손은 이제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축복하시는 손입니다.”

 

이제 바로 우리가 세상의 길을 따라 그리스도의 여정을 지속하게 됩니다. 말씀 전례와 성찬 전례에서 예수님의 현존을 받아 모신 우리가 이제 ‘삶의 전례’에서 우리를 통하여 우리 안에서 만질 수 있고, 볼 수 있게 되는 그리스도의 현존을 다른 사람들에게 중개하게 됩니다. 성찬례의 기쁨과 따뜻함을 다른 이들과 나누는 일이 사랑으로 행동하는 우리의 믿음이 될 것입니다. 하느님의 종 도로시 데이는 이 사명 앞에서 움츠러드는 이에게 이런 말로 격리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현존을 실천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모이면 그 가운데에 당신도 함께 계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주방에, 식탁에, 빵을 배급받으려고 늘어선 줄에, 방문객과 함께, 농장 안에 계십니다. …… 우리가 하는 일은 매우 보잘것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빵 몇 조각과 물고기 몇 마리를 들고 온 어린이와 같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그 보잘것없는 것을 받아 많아지게 하십니다. 나머지는 그리스도께서 알아서 하실 것입니다.”

 

미사를 마치면 우리가 거행한 것이 파급 효과를 일으키기 시작합니다. 미사에 참여한 모든 이는 우리가 체험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하느님의 사랑과 성령의 친교”(2코린 13,13)가 이제 우리 안에 머물며 성찬례 거행을 넘어서는 열매를 맺는다는 확신을 가지고 세상 속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2021년 10월 10일 연중 제28주일 가톨릭제주 3면, 김경민 판크라시오 신부(서귀복자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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