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나, 여기 있어!”(희망신부님의 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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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은영 | 작성일2015-04-08 | 조회수979 | 추천수6 | 반대(0) 신고 |
(십자성호를 그으며)
“나, 여기 있어!”(요한 20,11-18. 04.07.)
찬미예수님! 알렐루야~ 복음 말씀을 묵상하는데 한참을 기도해도 말씀이 와 닿지 않았습니다. 식사 시간이 되어 일어나려고 하는데 “나, 여기 있어!” 하는 소리가 감실 쪽에서 들리는 듯 했습니다. “아, 예수님이 성체 안에 계시는데 내가 한 시간 동안이나 다른 곳에서 찾았구나!” 하고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오늘 하루를 지내면서 “나, 여기 있어!” 하시던 예수님을 생각하면서 지냈습니다.
처음에는 두 요양병원에 병자영성체를 다녔지만 지금은 레지오 단원과 구. 반장들이 열심히 활동해서 일곱 개의 병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가서 사람들 만날 때마다 “나, 여기 있어!” 하시던 예수님의 말씀을 떠올리며 더 기쁘게 다녔습니다.
빌딩 건너편은 벚꽃이 만개했는데, 그늘 진 병원 쪽에는 아직 꽃이 필락 말락 하고 있습니다. 햇볕을 많이 받는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매일 기도하면서 하느님의 은총을 많이 받는 사람과 기도하지 않는 사람과는 얼마나 차이가날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사제관 3층에 꽤 큰 정원이 있는데, 오후에 풀을 뽑고 과꽃씨와 봉선화꽃씨를 뿌리고 옥잠화 꽃을 심으면서도 “나, 여기 있어!”하시던 말씀을 떠올립니다. 일이 더욱 재미있습니다. 작년에 심은 백합도 싹이 나오고, 다른 꽃들도 아기 손가락만큼 싹이 나와 있었습니다.
작업을 끝내고 나니 몸이 피곤해서 잠깐 쉬었습니다. 누워서 “나, 여기 있어!” 하시는 예수님을 느껴봅니다.
기도하면 해야 하는 일과 하지 말아야 하는 일을 조금씩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도 안에 머물지 않으면 뭐가 중요한지도 모르고, 쓸데없는 것에 목숨 걸고 허비하다 후회하게 됩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멀리 계시는 분이 아닙니다. 늘 내 곁에 계시고, 또 감실 안에 계시고, 미사 때마다 내 안에 들어오시는 임마누엘 하느님 이십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멀리서 찾을 것이 아니라 일상 삶 안에서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일, 선한 일을 추구하면서 찾아가면 됩니다.
과거의 원망스러운 일 억울한 일에 묶여 있으면 지금 예수님께서 부르셔도 못 알아듣고 과거에 묶여서 슬프게 이 세상을 살아가게 됩니다. 또 지나칠 정도로 미래만 보고 살아도 현재를 기쁘게 살지 못합니다.
현재를 살아도 순간적인 쾌락과 즐거움만 추구하며 살면 훗날 “내 인생이 뭔가?” 하고 후회하게 됩니다. 꾸준히 기도하면서 주님 안에 머물면 주님 은총의 힘으로 악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는 마리아에게 “마리아야!”하고 부르십니다. 이렇게 주님은 가까이에서 우리를 부르십니다. 그럴 때 “예”하고 응답하면서 그분의 뜻에 따르게 되면 그분의 현존을 더 가까이 느끼게 됩니다.
오늘 이 미사 중에 “나, 여기 있어!” 하시며 가까이에서 부르시는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은혜를 구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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