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27 월,
* 질투하는 사랑
가끔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무엇이 그분으로 하여금 우리를 이다지도 깊이, 뜨겁게 사랑하게 하는 것이냐고.
당신 외에는 도둑이며 강도라고 외치며, 당신 목소리에만 귀 기울이라고 호소하시는지.
끊임없이 그분의 뜻을 거역하고 그분의 길에서 벗어나 먼 타국으로 떠나 버리는 길 잃은 양을 위해 목자가 되시고 안전한 문이 되려고 노력하시는지 묻게 됩니다.
당연하겠지만 그것은 우리가 그분을 떠나서는 단 한순간도 살아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우리의 힘을 믿고 오만방자한 짓거리를 하지만 그분 없이는 어이없이 허물어져 버리는 존재임을 그분은 아시기에 우리를 끊임없이 감싸 주시는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우리의 생명이 얼마나 심각한 죽음의 벼랑 끝에 내몰려 있는지 모르는 철없는 어린양과 같습니다.
주님이 없다면 좀 불편하고 힘들기는 하겠지만 그렇다고 죽기까지야 하겠느냐는 근거 없는 자신감을 품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스스로 잘 알지 않습니까.
우리가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지. 살아오며 겪었던 그 무수한 실패의 원인이 오직 자신의 능력만을 믿고 교만하게 일을 추진한 데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우리가 그나마 지금 이렇게 죽음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생명을 얻고 살아갈 수 있는 것도 주님의 사랑, 그 질투하는 사랑 때문임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 김준한 신부(부산교구 감물생태학습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