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28 화,
* 되갚기
심판의 그 날은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그날이 오면,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다들 아직 완벽히 정리하지 못한 살림살이를 하나하나 더듬으며 허둥거릴 것입니다.
그렇게 한 삶을 되돌아보면 ‘이런 게 나에게 있었나?’ 싶은 그것을 만나 놀라기도 할 테고, 이제 완전히 없애 버렸다고 생각했던 숨기고 싶었던 구석이 드러나 부끄러움에 사로잡힐 수도 있을 것이며, 내 것이 아닌 남의 것을 내 것인 양 뻔뻔하게 내놓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분명히 우리의 살림살이지만 마치 여러 주인의 물건인 양 번지수를 알 수 없는 것들로 가득할 것입니다.
그러나 도대체 무엇을 내놓아야 주님께서 기뻐하시고 우리를 당신 품으로 맞이해 주실까요?
무엇이 당신 마음에 흡족할 인생의 열매일까요?
아마도 주님을 만족시킬 만한 것은 이 세상에 없을 것입니다.
오직 당신의 것이 아니고서는. 결국 우리가 주님께 나아가 바칠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감히 세상의 창조주 하느님 앞에 나아가 어떤 새로운 것을 바친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기에 오늘 우리는 온전히 그분과 하나 되어, 원래 그분의 것을 도로 바쳐 드리는 마음으로, 제일 먼저 우리 자신을 감싸고 있는 쓸데없는 장식을 다 떼어 버리고 있는 그대로의 우리 자신을 바쳐야 할것입니다.
이것이 가장 아름다운 우리의 봉헌이 될 것입니다.
- 김준한 신부(부산교구 감물생태학습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