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1 월,
*한없는 자비심
참으로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입니다.
소작인들이 포도밭 주인에게 정당한 소작료 내기를 거부하고, 소작료를 거두기 위해 온 주인의 종과 그 아들까지도 죽이거나 내쫓는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포도밭 주인처럼 선한 사람이 실제로 있을 수 있을까?’
온갖 ‘갑질’이 난무한 세상,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을 착취하고 짓밟는 세상, 관대하고 온유하면 유약한 것으로 알고 더 무시하는 세상.
이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세상이지 않나요?
그런데 포도밭 주인은 한없는 인내심과 이해심을 갖고 계속해서 소작인들에게 기회를 줍니다.
잘못된 길에서 돌아서서 올바른 길을 다시 걸을 수 있도록 계속해서 배려해 줍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소작인들은 끝내 이런 포도밭 주인의 기대를 저버립니다.
포도밭 주인이 하느님이라면, 소작인은 우리가 아닐까요?
하느님은 우리에게 많은 은총과 재능을 맡겨 주셨습니다.
우리는 이 은총과 재능 중에 과연 얼마만큼을 꽃 피우고 열매 맺어 하느님께 ‘소작료’로 되돌려드리고 있나요? 혹시 나만을 위해 사용하지는 않았는지요?
- 신희준 신부(서울대교구 공릉동성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