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28 일,
* 치유
상처가 있는 사람은 압니다.
어떻게 상처가 깊어지고 무거워지는지. 상처는 우리의 육체에만 자리 잡지 않습니다.
마음을 살피다가도 우리는 주저하지 않고 상처가 있다고 말합니다.
상처는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그 의미를 더해 갑니다.
그 끝을 알 수 없을 만큼 깊이를 더해 가는 고통은 가히 당사자 아니고서야 절대 같이 나눌 수 없는 심연입니다.
어떤 이는 분명 과거를 아파하는 고통을 가질 것이고, 어떤 이는 현재를 몸서리치도록 아파할 것이며, 또 어떤 이는 아직 현실은 아니지만 곧 들이닥칠 미래의 상실에 가슴 미어지는 아픔을 새길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회당장은 딸의 죽음이라는, 아직 현실은 아니지만 곧 닥칠 고통을 아파하는 사람입니다.
또한 열두 해나 하혈하는 고통을 예수님을 만나는 순간까지 안고 있어야 했던 여인은 분명히 현재를 아파하는 사람입니다.
아울러 기다림의 끈을 놓아 버린 채 자신의 현재를 죽음 저편으로 넘겨 버린 소녀는 과거형이 되어 버린 아픔 그 자체입니다.
이들 모두를 예수님께서 치유하십니다.
예수님의 치유는 이들의 상처를 더 이상 과거, 현재, 미래에 묶어 두지 않으셨습니다.
그들은 모두 아파하는 과거를 통해, 현재를 통해, 미래를 통해 예수님의 현존(치유)을 살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어디에서 아파하고 계십니까?
아파하는 거기에 예수님이 함께 계십니다.
- 김태홍 신부(서울대교구 수유동성당) -